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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힘겨루기가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세계가 3차대전이 발발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시리아 영공이 여러 국적의 군대로 혼잡해지면서 전투기, 헬리콥터, 드론, 미사일 등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3차대전이 터지기 30초 전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지난 주말 시리아 내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거점에 24번의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 시리아 군사개입을 개시한 이래 55차례에 걸쳐 IS를 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는 "이처럼 복잡한 영공 상태를 합리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마치 마하 1.5의 속도로 움직이는 루빅의 큐브를 이해하려 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시리아 영공의 군사적 운행량을 고려할 때 항공기가 파국적인 오해에 의해 격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실재한다"며 "우리를 전쟁 직전으로 몰고갈 갑작스러운 확산 상황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미군 전투기는 최근 시리아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피하기 위해 작전 목표물을 포기하고 항로를 우회한 바 있다. 미군에 의하면 미군과 러시아군의 전투기가 불과 20마일(32km) 이내로 근접한 사례도 있었다.
데일리미러는 중국이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호를 유사시 전투기 출격을 위해 시리아 인근 해안에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들며, 순간의 실수가 삽시간에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사태에 중국까지 본격 개입하게 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앞서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작전에 합세하기로 했다며 중국의 랴오닝호와 순양함이 지중해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국제 싱크탱크인 헨리잭슨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의 러시아 전문가 앤드류 폭솔 박사는 실수 하나가 "파국적인 크기의 외교적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미러는 국제사회의 반(反) IS 연합이 바샤르 알 아시드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 정부 군대와 맞서게 될 경우 대리전 양상의 전면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폭솔 박사는 "서방은 시리아 내 자유민주주의와 정권 교체를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과는 매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의 우선 이익은 시리아 내 친러시아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시리아를 포함한 역내 다른 지역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IS가 속한 이슬람 수니파와 대척점에 있는 시아파 국가 이란, 이라크 등으로 세력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가 자국 영공을 경유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여타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 과정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의도적 도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나토는 러시아의 압박이 지속된다면 회원국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시리아 사태와 별도로 러시아와 가까운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동유럽 지역에 자국군을 파병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내전 이후 영국 영공에 러시아 전투기들이 접근하는 횟수가 늘어난 데 따른 조처다.
존 소이어 전 영국 해외정보국(M16)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협력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서방이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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