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선지(先知)의 길에는 두 가지 노선이 있다. 예측과 예언이 그것이다. 정보나 자료를 종합하여 내리는 합리적인 분석이 예측이라고 한다면, 신비적인 계시나 정신 집중을 통한 직관에서 나온 것이 예언이다. 합리적인 예측과 신비적인 예언은 일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 근대사를 되돌아 볼 때 예측과 예언이 서로 달랐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먼저 일제 36년의 지배이다. 당시 이광수와 같은 일급 지식인들은 일제의 한반도 지배가 36년 만에 끝나지 않고 100년 이상 계속될 줄 알았다. 일제 지배가 계속 이어진다고 보는 시국관을 가지고 있으면 친일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김제 모악산 밑에 구릿골 약방을 지어놓고 광제천하(廣濟天下) 사업을 하던 강증산은 "일본 사람들이 머슴 노릇만 하다가 결국에는 새경(임금)도 못 받고 물러갈 것"이라는 예언을 하였다. 사회과학적 예측과 모악산의 예언은 서로 상반된 내용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가족 계획사업이 한창일 때의 이야기이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당시의 지배적 담론이었다. 아이를 둘 이상 낳으면 인구 폭발로 나라가 위태로울 것이라는 예측이 국민 모두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계룡산파 도사들은 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앞으로는 아이를 못 낳는 시대가 도래하니 지금 낳을 수 있는 대로 많이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로 보면 계룡산파의 예언은 시대착오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었다.
최근의 이슈는 지구 온난화이다. 전 세계 기후학자들은 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다. 북극의 얼음도 녹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자라던 과일들이 남해안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러나 정역파(正易派)들은 지구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정역(正易)의 기준에서 보면 우주시(宇宙時)는 한낮인 정오를 지나고 미시(未時)를 지나 시원해지기 시작하는 신시(申時)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지구가 식어가는 시기라고 본다. 기후학자들과는 상반된 전망이다. 한국의 국운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위기만 넘기면 장기적으로는 후천개벽의 대운이 왔다고 본다. 사회과학의 예측이 맞는 것인가, 계룡산파의 예언이 맞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