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삶과 삶 사이
한 사람에게도 여러 번의 전생이 있다. 그런데 한 생에서 다른 생으로 태어나기까지 그 중간세에서 영혼은 무엇을 하고, 중간세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
전생 퇴행을 하는 과정에서 그 중간세를 체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삶과 삶 사이, 티벳말로 '바르도'라고 하는 그 중간세는 우리가 태어나기 위해 뒤에 두고 온 곳이자 우리가 죽으면 되돌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중간세를 체험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죽음 바로 직후에 암흑의 터널을 지나 황홀한 빛, 눈부신 광명, 우주와 하나되는 느낌이라고 그 세계를 표현한다.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오는 순수한 빛을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곧 영혼은 자신이 바로 직전에 살았던 삶의 모습들을 영상처럼 하나하나 보게 된다. 자신이 전세에서 살았던 모든 삶의 모습, 자신의 죄와 허물, 자신의 모든 삶의 모습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감출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자신의 삶에 대한 죄의식, 자책감, 부끄러움, 비통함에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뉘우치고 잘못을 고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때라고 한다. 전생 퇴행을 통해 중간세를 경험한 한 여인의 표현을 보면 이러하다.
"내 영혼은 고통과 후회, 슬픔과 죄 의식, 한탄으로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그 사람들(재판관)을 쳐다볼 수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푸른 광선에서 발산되는 따뜻함과 평화가 내 주위를 감싸고 있습니다.… 재판관들 앞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는데 곧 두려워할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자비에 넘쳐있고,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전세에 대한 심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엄청난 악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지옥에서 그에 대한 형벌을 받지만 일반인의 경우 자신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속죄하고 다시 인간 존재로 환생한다고 한다. 영혼은 지난 삶을 바탕으로 다음 삶의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결단을 내릴 때는 재판관들의 조언이 함께 한다고 한다. 그 영혼이 어떤 카르마(업)의 빚을 지고 있는가, 어떤 점을 배울 필요가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다음 생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