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오존층 한반도 9배 크기 ‘구멍’<세계일보>
“북극 상공 오존층도 뚫렸다.”
지난 3∼4월 북극 상공에 관측 사상 최대의 오존층 파괴가 진행됐다. 그동안 남극에서만 발견됐던 거대한 오존 구멍이 사상 처음으로 북극에서도 발견됐다. 더구나 북극 지역에 만들어진 오존 구멍이 동유럽→
러시아→몽골로 이동하면서 한때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됐던 사실도 확인돼 북극권 인접지역에
주의가 촉구되고 있다.
앞으로 극지방의 하늘에서
인체와 동식물에 치명적 피해를 주는 태양 자외선이 그대로 들어와
전지구 차원의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립환경
연구소를 포함한 9개국 공동연구팀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관측 결과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평년에는 봄철 북극 상공에서 오존량이 30% 정도 감소했는데 올해엔 40% 정도나 줄면서 오존층이 크게 엷어졌다. 특히 성층권인 지상 18∼20㎞에서는 오존양이 최대 80%나 사라졌다.
이에 따라 그린란드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이에서 시베리아 북부로 통하는 길이 3000㎞, 폭 1000㎞의 타원형 오존 구멍이 뚫렸다. 이는 한반도(약 22.3만㎢)의 9배 정도의 면적이며, 동서로 긴 일본열도가 그대로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크기다.
오존 구멍은 원래 1980년대 중반부터 남극에서 봄철에 해당하는 10월경 성층권의 오존 농도가 평상시의 절반 정도로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극의 성층권은 통상적으로 남극보다 기온이 높아 오존 파괴물질인
산화염소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올 3∼4월에는 과거 30년내 최대 규모의 저기압성 ‘극소용돌이’가 발생하면서 북극 지역의 기온이 영하 80도 이하로 떨어져 산화염소 형성이 촉진됐다. 연구팀은 여기에
에어컨 냉매제인 프레온
가스(CFCs)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 등에 의한
온실가스 효과까지 겹치면서 오존층에 구멍이 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극소용돌이가 동유럽과 러시아, 몽골로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자외선이 측정됐다”면서 하지만 일시적인 노출이어서 해당 주민의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