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중심의 안개 모양 복사에너지가 암흑물질의 흔적
노컷뉴스 감일근 입력 2012.09.05 16:12 수정 2012.09.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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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중심에서 나오는 특이한 복사에너지가 오랜 기간 천문학자들이 찾아 헤매던 암흑물질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흑물질은 어떤 전자기파로도 관측되지 않고 오직 중력을 통해서 존재를 인식할 수 있으며, 우주 전체 물질의 2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론상의 물질이다.
과학자들이 암흑 물질의 존재를 예측하게 된 것은 간단하다. 행성이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성의 중력에 맞는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원심력과 구심력에 의해 공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궤도 밖으로 튀어 나가게 되고, 반대로 너무 느리면 중심으로 빨려들어가기 때문이다.
모든 은하도 중심을 축으로 엄청난 속도로 공전을 한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은하의 외곽으로 갈수록 중력이 약해지는 만큼 공전의 속도도 감속해야 하지만 관측 결과 안쪽과 차이가 없었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중력을 상쇄시키는 어떤 힘이 있어야 하는데 과학자들은 그것을 암흑물질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닐스 보어 연구소의 파벨 나젤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럽우주기구(ESA)의 플랑크 위성을 이용해 우리 은하 중심에서 관찰되는 엷은 안개 모양의 복사에너지를 관찰해 그 특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문제의 복사에너지는 우리가 눈으로 보고 측정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물질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나젤스키 교수는 "은하의 구조적 메카니즘으로는 이 복사에너지를 설명할 수 없으며, 초신성의 폭발로부터 나오는 복사에너지와도 다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나젤스키 교수는 이어 "우리는 이것이 암흑물질의 증거로 믿고 있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은하의 중심에서 물리학적으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입자가속메카니즘을 발견한 것이다"고 밝혔다.
은하 중심의 안개 모양은 NASA(미우주항공국)의 윌킨슨 마이크로파 이방성 우주 탐지기(NASA's 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에 의해 2004년 처음 포착된 이후 과학자들의 지속적인 연구 대상이 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플랑크 위성과 우주배경복사(WMAP) 데이터를 이용해 마이크로파 파장을 가진 안개 모양의 복사에너지 스펙트럼을 관찰했다. 그 결과 문제의 복사에너지는 입자가속의 일종인 싱크로트론 방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 은하의 중심부에서 전자와 양전자가 엄청난 속도로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분석이 옳다면 안개 모양의 복사에너지는 암흑물질의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암흑물질은 과학자들이 지난 80년간 그 존재를 찾아온 이론상의 물질로,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2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물질은 우주의 4%에 불과하며 나머지 74%는 여전히 신비에 쌓여 있는 암흑에너지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현대 물리학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암흑물질은 입자와 반입자로 구성된 WIMP(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소립자)로 이뤄졌다는 이론이 유력하다. 물질과 반물질의 입자가 만나면 서로 소멸하는 것처럼 두 개의 WIMP도 충돌하면 서로를 소멸시키게 된다.
그동안 이론적으로 은하의 중심부에 암흑물질 입자들이 집중할 것으로 믿어져 왔으나, 이 입자들이 상호 충돌하고, 충돌에 의해 전자와 양전자가 형성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이번 연구는 암흑물질은 은하의 중심에 밀집해 있으며 전자와 양전자를 생성한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나젤스키 교수는 "은하의 중심에서 전자와 양전자가 자기장 주변을 돌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매우 특이한 싱크로트론 방출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관찰하는 안개모양의 복사에너지는 암흑물질의 상호 소멸에 의해서 방출되는 마이크로파 복사에너지인 것이다. 이 발견은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Fermi Gamma-Ray Space Telescope)에 의한 최근의 관찰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 망원경을 통해 암흑물질의 소멸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은하수 중심부에서의 감마선 빛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잡지인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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