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11.12]
아마존 밀림의 사냥꾼 `야노마미(Yanomani)`족 주술사가 자신의 부족은 물론 인류의 종말을 경고해 문명국들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야노마미 족은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국경에서 사냥과 채집을 하며 살아가는 소수민족으로 부족 전체가 최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야노마미의 주술사 다비 코페타(Davi Kopenawa)와 지난달 29일 런던에서 영국 시사월간지 `뉴인터내셔널리스트` 기자와 인터뷰했는데, 브라질 밀림의 소수민족과 인류의 종말을 예견해 눈길을 끈다.
코페타와는 "문명국들의 탐욕적인 개발과 정치 논리, 바이러스 등이 자기 민족을 죽이고 있다"며 "야노마미는 지금 시들고 있다. 야노마미의 죽음은 인류의 무너짐을 상징하며 그 대가는 전 세계가 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글 속에서 살아온 야노마미 족 인구는 10년 전 총 2만 명 정도였다. 이들 마을은 수십 명에서 수백 명으로 당시만 해도 외부와 차단돼 독립성을 유지했다. 이 부족은 석기 시대의 생활을 현대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유명세를 탔다. 그들은 바퀴도 발명하지 못했고 셋 이상의 숫자는 `많이`라고 지칭한다. 그래서 야노마미 족은 인류의 조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실 야노마미는 `인류(Human being)`란 뜻이다. 코페타와는 "문명국들 눈에는 수렵과 채집생활을 통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미개해 보일 수도 있지만, 원시인류 즉 조상의 생활방식을 야노마미를 통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잔인하고 호전적인 민족으로 알려졌는데 가장 폭력적인 사람이 권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결투와 전쟁을 통해 자신의 폭력성을 과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부인들이 무분별하게 유입되면서 전염병이 퍼지고 기존 질서가 파괴되는 등 부족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코페나와는 1960년대 자신의 부족이 외부에 알려진 뒤 밀림 속 자급자족 생활이 깨지고 있으며, 특히 광산업자들의 금광을 찾아내면서 부족의 멸망이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60년대 무분별한 채굴이 부족 전체를 힘들게 했다며 브라질 정부 규제로 잠잠해지니 했더니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코페나와는 현재 아마존엔 불법 광산업자가 3000명이 넘는다며, 이들은 불법채굴도중 총으로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나무를 마구잡이로 잘라내는 등 자연과 마을을 파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페나와는 최근 브라질과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건설된 접경지대 장벽으로 동물들이 떠나 생계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광산시설과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강물이 오염돼 모든 주민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 또한 군인들을 상대로 한 매춘과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이 빈번해지면서 도덕 또한 무너지고 있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가 자신들의 살 권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신종플루까지 확산되면서 부족민이 7명이나 사망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환경단체 `서바이버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000명 가까운 주민들이 신종플루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21세기 초 야노마미 인구는 2만명정도였지만 현재 1만 2000명으로 급속히 줄고 있다. 코페나와는 "다음 세기에는 자신들이 역사책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결코 자신들만 멸종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야노마미의 죽음은 인류의 멸망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