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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의 환상박물관] 당신의 마음엔 요정이 있나요?


상상력으로 잉태해 삶에 뿌리내린 ‘작은 사람들’… 지역적 특색 갖추고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  

“키는 60에서 120cm 정도이며, 귀는 뾰족하게 생겼고, 발은 커다랗고 갈색 털이 수북이 뒤덮여 있는데다 발바닥이 질긴 가죽이라 신발 따위는 필요 없다. 하루 여섯끼를 먹는 대식가이자 낙천적인 성격의 그들은 평균 수명이 100살이어서 33살이 넘어야 비로소 어른 대접을 받는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심인물 프로도 배긴스는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진 호비트족으로 예로부터 ‘작은 사람들’이라 불리던 요정의 일족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중세 영어와 고대 서사문학을 가르치던 존 로널드 로웰 톨킨은, 지난 1937년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훗날 어린이 판타지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게 될 <호비트>를 썼다.

이 이야기를 이어받아 성인용 3부작으로 새롭게 쓴 것이 <반지의 제왕>이다. 그리고 톨킨의 친구이자 케임브리지대학 중세영어 및 르네상스 문학교수였던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는 7부작 판타지 <나니아 나라 이야기>를 발표했다. 톨킨이나 루이스의 작품에는 모두 요정이 등장하는데 이는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가 도깨비가 나오는 동화를 쓴 격이다.  

   1917년 영국의 어느 마을에서 요정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어 진위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셜록 홈스의 작가 코난 도일은 책까지 내놓고서 '진짜 사진'이라며 요정의 존재를 옹호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오늘날까지 책, TV, 영화 등을 통하여 계속되고 있다. 사진의 주인공인 두 소녀 중 한 명은 조작되었음을 훗날 고백했지만, 다른 한 명은 진짜 요정 사진임을 끝까지 주장했다.  

요정이라면, 디즈니 영화 탓인지 나비 날개를 가진 손바닥만한 존재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요정은 인간 키만한 것에서 개미처럼 작은 것까지 다양할뿐더러, 용모 또한 금발의 비너스를 연상할 만큼 매혹적인 모습에서 인간과 동물이 섞여 있는 것과 추악한 괴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다.

“새로 태어난 아기가 처음으로 웃을 때 그 웃음이 가루처럼 부서져 깡총거리고 나가서” 되는 것이 요정이며, 이들은 깨끗한 난롯가나 정돈된 부엌을 좋아한다. 그리고 인적 없는 초원에 밝은 달이 뜬 밤이 선호하는 환경이다. 음악과 노래, 춤, 말타기, 공놀이를 즐기는 이들은 간섭받기를 무척 싫어한다. 또한 오염된 물, 소금, 철, 성서, 닭 우는 소리, 햇빛 등에 질겁한다.

요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요정은 단순하고 공허한 상상 속의 대상이 아니다. 민간전승·신화전설 등에서 기원했으며 먼 과거에서 긴 시간을 거쳐 인간이 이룩한 문화와 풍습, 그리고 생활과 결부되었고 풍토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기원을 살펴보면 땅·물·불·바람 등의 자연에 어떤 정령(精靈)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대인들의 믿음이 요정으로 대상화되었다고 한다. “요정은 왜소화된 고대의 신”이란 주장도 있다. 켈트 신화에는 싸움에서 패한 여신 다누의 일족이 바다 저편으로 도망가서 낙원을 만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종족’, 즉 요정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가 하면 토지의 정령이나 풍작을 관장하는 식물의 정령 등을 숭배했으나 차츰 잊히고 그 의미가 작아져 ‘작은 사람들’(요정)이 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요정들은 대체로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를 꺼리지만 5월1일 메이데이, 하지전야, 핼러윈데이가 되면 사람들이 사는 마을 근처로 나온다고 전해진다. 이 중에서도 한밤중과 해질 무렵, 해뜨기 직전과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출몰하는데 올리브 기름, 장미꽃잎, 마리골드로 만든 약을 눈꺼풀에 바르고, 네잎 클로버를 머리에 얹으면 요정이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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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소화된 신인가, 작은 사람들인가

영국은 요정의 나라다. 요정이 탄생한 배경이 된 고대 켈트족 문화가 뿌리깊게 남아 있기 때문인데 지방마다 특색을 갖춘 요정들이 전해진다. 세례 받기 전에 죽은 아이의 혼이라는 ‘윌 오 더 위스프’는 잉글랜드 지방에서 전해지는 대표적인 요정인데, 도깨비불을 가지고 장난을 쳐서 선박이나 여행객들은 위험에 몰아넣는다. 영어사전에 ‘비행기에 고장을 일으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악마’라고 나오는 ‘그렘린’은 기계나 도구를 만드는 요정이다. 야담에 의하면 기술자 와트에게 주전자 뚜껑이 들썩들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증기기관을 발명케 했다고 한다.

 ‘고블린’은 톨킨의 <호비트>에 나오는 악질 요정이지만 원래 어린이를 좋아하고 인간에게 호의적이다.

영국 남서부의 콘월은 유난히 요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부카’라는 요정은 물고기를 다스리기에 어부들의 숭배를 받아 마지막에 잡힌 물고기는 반드시 그를 위하여 모래사장에 놓인다. 거인의 망령인 ‘스프리간’은 추악하고 위험한 요정으로 보통은 작은 요정에 불과하지만 화가 나면 거인으로 변한다. 그러나 못된 인간을 응징하고 지하에 묻힌 보물을 지키는 불침번이다. ‘녹커’는 광부요정인데 광맥을 두드려서 찾는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픽시’는 전형적인 요정으로 귀까지 덮은 모자를 쓴 녹색 소인이다. 누더기를 걸치고 여행객을 놀라게 한다.

아일랜드에는 유명한 인어 요정이 있는데 ‘메로’라고 부른다. 남자 메로는 추악한 물고기 괴물이지만, 여자 메로는 머리가 치렁치렁하고 백옥 같은 피부에 검은 눈동자를 가졌다.  

그들이 없으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요정은 인간의 상상력이 낳은, 오래된 이야기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용이 불을 뿜으며 날았을 태곳적에는 요정 같은 존재가 하나 있을 법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세상이 마냥 아름다워 보였고 꿈이 많았던 어린 시절 우리 마음에는 요정이 살아 있었다. 기억들 하는지 모르겠다, 요정 팅커 벨이 피터 팬 대신 후크 선장이 몰래 넣은 독약을 먹고 죽어가자 피터 팬이 갑자기 외치던 말을.

여러분들은 요정이 있다는 걸 믿으세요 믿는다면 모두 손뼉을 쳐서 팅커 벨이 죽지 않도록 해주세요.”  

참고자료: 井村君江, <妖精學入門>

글 쓴 이 : 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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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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