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무료책자
상담신청
미스테리5.gif

인간과 귀신, 영혼, 신도세계

원혼이 된 단종의 분부

 
 
단종은 문종의 아들로 어린 나이에 권좌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위(上王位)에 있던 중 1456년(세조2년) 성삼문 등이 꾀한 상왕복위계획이 탄로나는 바람에 동년 6월 22일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당했다가, 1457년 10월 24일 17세의 나이로 승하한다.
 당시 세조는 금부도사 왕방연을 시켜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게 한다. 왕방연이 감히 사약을 진어하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을 때, 단종을 모시던 공생(향교의 심부름꾼)이 활시위로 단종의 목을 졸라 세상을 떠나게 된다.

 
 영월부사한테 나타난 단종의 혼령
 
 단종은 생전에는 매우 인자한 분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억울하게 죽었기 때문인지, 그의 영혼은 천상으로 오르지 못하고 밤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낮에도 나타나곤 하였다.
 
 단종이 죽은 뒤, 강원도 영월부사는 도임하기 바쁘게 연달아 죽었다. 일곱 사람이 도임 첫날밤에 연거푸 시체가 되었다. 이런 소문이 퍼지자 영월은 흉읍이 되고 폐읍이 되다시피 했다. 그 무렵 어느 조관이 영월부사를 자원하여 내려왔다.
 
 그는 그날 밤 관속들을 물리친 다음 관복을 갖추어 입고 동헌에 촛불을 대낮같이 밝히고 혼자 앉았다. 삼경(밤 11시∼새벽 1시)쯤 되었을 때, 한 줄기 바람이 촛불을 꺼버릴 듯이 불어치더니 이윽고 벽제소리 요란히 일며 대문이 활짝 열렸다.
 
 정신을 가다듬고 앉아 지켜보니 난데없는 소년 대왕이 곤룡포에 익선관의 차림으로 좌우에 액정 소속과 승사 각원을 거느리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윽고 소년왕은 대청 위로 올라와 전좌했다.
 
 이 때 부사는 단종이 나타난 줄 깨닫고 황급히 뜰 아래로 내려가 부복하였다. 그러자 단종의 혼령이 부사를 향하여 말하였다.
 
 “내가 통인 놈의 활시위에 목이 졸려 목숨을 거둔 단종이다. 내가 죽을 때 목을 올가 맨 그 활시위를 풀지 않고 함께 묻었으므로 목이 몹시 아프구나. 내 본관에게 그것을 말하고 그 줄을 좀 풀어 달래러 여러 번 왔었는데, 본관이란 자들이 모두 겁쟁이라 번번이 놀래어 죽어버렸다. 이제 너는 그렇지 않으니 매우 가상하구나. 내 목에 얽힌 그 활시위를 좀 풀어다오.”
 
 그 말을 들은 신임 부사는 전신이 오들오들 떨리면서 소름이 끼쳤으나, 마음을 굳게 먹고 용기를 내어 물었다.
 
 “신이 전하의 분부를 어찌 소홀히 하오리까. 새삼 망극 애통하옴을 이기지 못할 뿐이로소이다. 그러하오나 전하의 용체가 어디 계시온지 알지 못하오니, 어찌하면 좋사오리까?”
 
 그러니까 단종의 혼령이 역력히 대답하는 것이었다.
 “네가 나의 시체 있는 곳을 알려거든 이 고을에 엄홍도란 사람을 불러다 물어 보아라.”
 “분부대로 거행하오리다.”
 부사의 말이 떨어지자, 일진음풍이 또 일어나더니 홀연 단종의 혼령은 간 곳이 없고 동헌은 조용해졌다.
 
 
 단종의 시신을 손수 장사지낸 영월호장 엄홍도


 그 이튿날 새벽이었다. 또 신임 부사가 죽었으려니 믿었던 관속들은 동헌 앞에 모여 쑥덕거리며 서로 먼저 들어가라고 야단들이었다. 염습을 하러 온 것이었다.
 
 이 때 부사는 웃음을 참고 영창을 드르륵 열어제치며 호령했다.
 “너희들 게서 무엇들 하고 있느냐?”
 관속들은 황황히 들어와 놀라고 기뻐하는 빛을 감추지 못하면서 엎드려 죄를 청하는 것이었다.
 “이 고을에 엄홍도란 사람이 있느냐?”
 이 뜻밖의 질문에 모두들 의아하여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예, 이 고을 호장으로 엄홍도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계속하여 아뢰는 그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단종이 죽던 날, 너무도 비참한 나머지 그만 금부도사는 단종의 시체를 치울 것도 잊고 황황히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는 것이다. 단종의 시체는 그 뒤로도 며칠째 그대로 방안에 방치되어 있었고, 화를 입을까 두려워하여 아무도 거두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영월에 엄홍도라는 사람이 있었다. 평소 의기가 있고 충실한 성품을 지니고 있던 그는 단종의 손위(遜位)를 매우 통탄해 하고 있던 중, 마침내 큰 변을 당하여 시체까지 버려진 채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집안 살림을 모두 팔아서 수의와 판재를 마련하였다. 그러자 그의 친척과 이웃들은 후환을 우려하여 굳이 만류하였으나, 그는 아들과 함께 밤을 타서 시체를 거두러 들어갔다.
 
 부자가 협력하여 염습과 입관을 마친 다음, 근처의 양지바른 산기슭을 찾아 장사지냈다. 그리고 그들은 몸을 감추었는데, 세조도 구태여 그들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5)
 
 
 단종의 음덕을 입어 만사형통이 된 영월부사


 이와 같은 말을 듣고 부사는 곧 엄홍도를 찾아오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를 반가이 영접한 다음, 지난밤의 일이며 목에 활시위가 매어져 있을 것이니 그것을 풀어야겠다는 말을 하고 곧 단종의 시신을 묻은 곳으로 가자고 하였다.
 
 부사의 말을 듣고 엄홍도는 매우 신기하게 여기면서 부사와 관속들을 인도하여 시신을 묻은 곳으로 갔다. 땅을 파헤치고 관을 끌어내어 열고 보니, 매장된 지가 이미 오래이건만 용안의 혈색이 오히려 생시나 다름없었다.
 
 목을 살펴보니 과연 활시위가 매인 채 있었다. 그들은 곧 그것을 풀고 다시 정중하게 염습 입관하여 묻고 나서, 봉분 앞에 제전을 차려 올렸다. 그리고 부사가 친히 축문을 지어 읽었다.
 
 왕실의 맏아드님이요, 어린 인군이시로다.
 사나운 운수를 만나, 궁벽한 고을로 내쳐지셨나니
 한 조각 푸른 산에 만고의 원혼이 서렸도다.
 부디, 가까이 강림하시어 향기로운 잔을 드시옵소서.
 
 그 후부터 해마다 이 글로 제문을 삼아 읽곤 하였다. 그날 제전을 끝마치고 동헌으로 돌아온 부사가 잠이 들었는데, 꿈에 단종의 혼령이 나타났다.
 
 “너희가 내 목을 풀어주어 이제는 참 시원하구나! 너희 둘의 은혜는 잊지 않으련다.”
 
 이튿날 부사와 엄홍도가 서로 만나 꿈 얘기를 나눠보니 둘의 꿈이 똑같았다. 이후로 두 사람은 과연 단종의 성은을 입었음인지 일마다 뜻대로 되었다. 그 때의 부사가 바로 중종 조의 명신 박충원의 조부이다.
 
 한편 유배된 단종에게 날마다 음식을 차려 바치던 차성복이란 농부가 있었다. 그는 읍내에 들어갔다가 단종이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고 대성통곡하며, 필경 자기가 염습을 해야 할 줄로 믿고 집으로 내려와 준비를 하려했다. 그날 밤 꿈에 단종이 나타났다.
 
 “내가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저승으로 갔으나 혼신이 의탁할 곳이 없어 전날의 약속대로 너의 집으로 왔노라. 그런데 내 시신을 거둔 사람이 따로 있으니 너는 그만두어라.”
 
 차성복은 놀라 깨어 일어나 슬피 울며 신위를 베풀고 상복을 입었다. 그리고 조석으로 상식을 올렸다. 그 후부터 길흉간에 단종이 현몽하여 가르쳐 주었음으로 만사가 순조롭게 풀렸다. 후세에 문장과 덕망으로 일세를 울리던 차천로, 차운로 등이 그의 자손이다.
 


 

 

 5)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엄홍도라는 하급 관리가 거두어 묻었다. 당시 엄홍도는 죽음을 무릅쓰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공으로 후에 최고 직급으로까지 오르게 되었고, 이후 영월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조회 수 :
107
등록일 :
2009.04.16
20:08:35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missionsos.kr/xe/b23/1202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공지 완전호흡법과 태을주 수행,병란에는 태을주가 유일한 약이다. [1] file 진리의 빛 18195 2009-03-24
공지 죽음 직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file 태일[太一] 20381 2009-03-14
71 저승판관도 역시 봉급이 있습니까? file 태일[太一] 126 2012-03-05
저승판관도 역시 봉급이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다만 인간세상에서 조금도 쓸 곳이 없었기 때문에 수령하지 않았습니다. 저승의 형벌의 종류는 얼마나 됩니까? 저승의 형벌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이 인간세상의 형벌에 비교하면 참혹하기가 백 배나 됩니다. ...  
70 [동영상]아기의 목숨을 구한 엄마의 영혼 file 태일[太一] 125 2011-11-20
[동영상]아기의 목숨을 구한 엄마의 영혼  
69 주문(呪文)이란 무엇인가 ? file 태일[太一] 124 2012-08-13
[명상,수행]주문(呪文)이란 무엇인가 ? ”태을주(太乙呪)는 심령(心靈)과 혼백(魂魄)을 안정케 하여 성령(聖靈)을 접하게 하고, 신도(神道)를 통하게 하며 천하 창생을 건지는 주문이니라“(도전 11편 180장 ) 태을주(太乙呪에)는 이런 권능이 담겨있다. 하지만 ...  
68 "우리 집에 정말 귀신들이 살아요" file 태일[太一] 124 2011-03-03
"우리 집에 정말 귀신들이 살아요" | 기사입력 2011-03-02 10:59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영국에서 한 부부가 밤마다 출몰하는 유령들이 무서워 동화 속의 집 같은 19세기풍 저택을 버리고 도망쳐 나왔다고.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은 잉글랜드 체셔주(州) 프...  
67 일본의 심령현상 베스트10 file 태일[太一] 123 2011-10-31
 
66 아이 유령 사진.. 고양이 이상행동에 촬영했더니'경악' file 태일[太一] 121 2012-06-22
아이 유령 사진.. 고양이 이상행동에 촬영했더니'경악' | 기사입력 2012-06-21 10:0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4&sid2=322&oid=004&aid=0002137279 영국 가정에서 아이 유령이 포착돼 진위여부에 대...  
65 귀신도 수명이 있다 file 태일[太一] 119 2010-04-20
⊙ 귀신이 사람으로 변하고, 사람이 귀신으로 태어난다면 결국 이 세간에는 사람이 먼저입니까, 귀신이 먼저입니까? → 여기에 대해서는 마땅히 두 방면으로 나누어서 말해야 할 것입니다. 먼 상고시절 이전에 혼돈이 처음 열리고 순박(醇朴)한 기운이 흩어지지...  
64 밤마다 귀신이 출몰하는 하산 아바드 미해병 OP file 태일[太一] 115 2010-02-24
(그림설명: 사진으로 촬영된 귀신) 지난해 여름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주에 주둔하는 미 해병 8연대 2대대가 탈리반으로 부터 탈환하고 1개 정찰중대를 배치한 하산 아바드 전진기지 전방 감시초소 '  
63 빙의란 무엇인가? file 진리의 빛 113 2009-04-29
빙의란 무엇인가? 한편 다중인격장애와 비슷한 증상이지만 분명히 다른 질환인 ‘빙의’ 현상이 있다. 빙의란 어떤 알 수 없는 영적(靈的)인 힘이 환자에게 침투하여 삶의 전반이나 특정 증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환자들은 흔히 “내 안에 ...  
62 자손에게 살길을 열어주신 조상선령님 이야기 file 태일[太一] 111 2013-10-09
자손에게 살길을 열어주신 조상선령님 이야기    꿈에 조상님께 종아리를 맞고 보니  증산도사상연구소 연구원을 통해서 증산도를 만난 분 중에 이런 분이 있답니다. 이 분은 사회적으로 고위 관직에 계시는 분인데, 하루는 꿈에 조상님으로부터 호되게 종...  
61 쌍둥이 낙태아의 저주, 토요미스테리 극장 file 진리의 빛 111 2009-07-18
쌍둥이 낙태아의 저주, 토요미스테리 극장 쌍둥이 낙태아의 저주입니다. 이런말을 들은적이 있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유난히 과자나 사탕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형제나 동생중 낙태아가 있을 소지가 있다.' 꼭 그런건 아니니 걱정하지마세요^^; 그 ...  
60 라디오 녹음실에 나타난 꼬마 귀신 file 태일[太一] 108 2011-10-04
한 DMB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를 3일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이 소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개그 전문 채널의 한 DMB 라디오 방송국에선 이상한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아닌 이상...  
59 국회에 처녀 귀신이 산다? file 태일[太一] 107 2009-10-03
국회에 처녀 귀신이 산다? "국회에 처녀 귀신이 산다?" 한 여름 열대야와 장마가 겹친 가운데 최근 국회 귀신 괴담이 이슈로 급부상 했다. 국회 곳곳에 귀신 괴담이 난무하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싸늘함을 느끼게 한다. 올들어 국회 귀신이야기는 지난 5월에 ...  
» 원혼이 된 단종의 분부   file 태일[太一] 107 2009-04-16
원혼이 된 단종의 분부    단종은 문종의 아들로 어린 나이에 권좌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위(上王位)에 있던 중 1456년(세조2년) 성삼문 등이 꾀한 상왕복위계획이 탄로나는 바람에 동년 6월 22일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  
57 물귀신이 상주한다는 호수와 수영장 이야기 file 태일[太一] 106 2008-10-27
물귀신이 상주한다는 호수와 수영장 이야기 (그림설명: 귀신이 나오는 흉가에 관한 소설책) 1998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중앙 아프리카에서는 의료 봉사차 동네를 방문했던 서방의 한 자원 봉사자가 무더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마을 옆 호수로 재빨리 뛰어든 ...  
56 흉가 촬영을 한 초자연현상 연구가 2명 file 태일[太一] 101 2011-10-23
영혼은 존재하는가?!! 인간의 참모습 : 혼과 넋  * 사람마다 몸 속에 신이 있느니라. (증산도 도전 3:116:4)  * 사람에게는 혼(魂)과 넋(魄)이 있어, 혼은 하늘에 올라가 신(神)이 되어 제사를 받다가 4대가 지나면 영(靈)도 되고 혹 선(仙)도 되며, 넋은 ...  
55 '영혼 담긴 유리병 팔아요'…뉴질랜드 이색경매 주목 file 태일[太一] 101 2010-03-25
'영혼 담긴 유리병 팔아요'…뉴질랜드 이색경매 주목 | 기사입력 2010-03-03 17:47 [노컷뉴스 김효희 기자] 뉴질랜드 경매 사이트에 한 유저가 영혼이 든 두개의 유리병을 팔겠다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뉴질랜드 경매 사이트 트레이드미에 올라온 한 ...  
54 [동영상]사후의 세계 file 태일[太一] 98 2011-02-16
디스커버리 체널 9월 12일 방송  
53 귀신의 분노 폭발? 물건들이 날아다녀~ '폴터가이스트 동영상' 화제 file 태일[太一] 96 2012-11-19
[팝뉴스] 2010년 05월 17일(월) 가재도구들이 저절로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화제다. '리얼 폴터가이스트'으로 불리는 이 동영상은 최근 해외 인터넷에서 7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폴터가이스트'는 집 안의 가구 등이 ...  
52 죽은 사람과의 대화 file 태일[太一] 94 2011-04-16
죽은 사람과의 대화 이 여인은 이름이 분추라고만 알려져 있다. 1952년 2월 5일, 나는 하루종일 일에 지쳐 목이 말라 집에 들어오자 마자 물을 찾았다. 너무나도 졸려 잠시 탁자에 몸을 기대어 눈을 붙이려는데 순간적으로 눈앞이 환해지는 광경을 보고 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