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形 직립보행, 370만년 전 시작
영국 과학자들 확인..190만년 전이란 기존 추정보다 훨씬 앞서
(서울=연합뉴스) 사람의 것과 같은 발과 발걸음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190만년 전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오래전인 약 370만년 전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는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밀어내면서 두 발로 똑바로 서서 걷는 사람 특유의 보행 방식이 약 190만년 전 고대 인류에서 처음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영국 과학자들은 탄자니아 동부 라에톨리 유적지에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는 370만년 전 발자국들을 첨단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침팬지나 오랑우탄, 고릴라보다는 현생인류와 더 비슷한 걸음걸이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과학원 학술지 인터페이스에 발표했다.
라에톨리 발자국 유적지에는 인류의 조상이 남긴 최고(最古)의 발자국 11개가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과거 연구들은 각각의 발자국을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연구진은 이 때문에 침식 등 환경 요인을 원래의 특징으로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오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방식 대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을 이용, 이들 발자국의 3차원 평균치를 내는 통계적 방식을 사용했으며 이를 현생인류와 다른 현생 대영장류의 발자국 형성 과정 및 발밑 압력과 비교했다.
연구진은 이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A.) 아파렌시스로 추정되는 이 발자국 주인의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발자국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했다.
연구를 이끈 로빈 크롬프턴 교수는 "지금까지 학자들은 A. 아파렌시스가 웅크린 자세로 발 옆 부분으로 땅을 디디면서 현생 대영장류의 방식처럼 발 가운데 부분으로 땅을 밀어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라에톨리 발자국은 완전히 똑바로 선 채 발 앞부분, 특히 엄지발가락을 사용하는 동물의 직립 보행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현생인류의 발걸음과 매우 비슷하며 침팬지 등 다른 대영장류의 두 발 보행과는 아주 다른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 발자국이 보여주는 발의 기능은 현생인류의 발과 가장 가깝다. 인류의 발 기능이 인류 조상을 아프리카 이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데 한몫을 했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는 대다수 학자가 부분적으로 수상(樹上) 생활을 했을 것으로 생각했던 종(種)에서 이런 특징들이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리버풀 대학 과학자들이 이전 연구에서 제시했던 가설, 즉 직립 두 발 보행은 현생 유인원과 인류의 수상생활 조상에게서 시작돼 진화했을 것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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