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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일

 

러시아 붕괴할 수 있다.

 

http://thekoreanews.com/detail.php?number=17051

 

 

서방, 시간문제인 러시아 해체에 대비해야


카자흐스탄 등 인접국을 미리 지원할 필요

 

과거 무적(無敵)으로 보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과 그의 정권이 힘 빠지고 혼란스러워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와 서방 모두에서 해설자들이 러시아의 붕괴 가능성까지

내비치게 됐다고 러시아를 오래 그리고 깊이 관찰해 온 미국의 우크라이나계(系) 정치학자가 주장했다.

미국 럿거스대학 정치학과의 알렉산더 J. 모틸 교수는 미국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에 발표한

에세이 ‘푸틴 정권의 끝 - 다가오는 러시아의 붕괴’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언제 닥칠지 모를 러시아의 붕괴에 대비해

서방은 미래 긴급 상황의 완충장치로서 러시아를 남과 서에서 둘러싸고 있는 비(非) 러시아계(系)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를 지금 강하게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모틸 교수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는 푸틴의 통치가 불러온 3대 위기에 휩싸여 있다.

거기에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저지른 외교 대실책이 이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첫 번째 위기는 러시아 경제가 자유낙하 중이라는 사실이다. 폭락한 원유·가스 시세는 언제 반등할지 기약할 수 없다.

더 나쁜 것은 에너지에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가 혁신되지 않았고 경쟁력이 없으며 현대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제는 러시아 정치 엘리트를 위한 부(富) 창출 기제로 봉사하는 한 현재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두 번째 위기는 푸틴의 정치 체제가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푸틴의 권위주의적 중앙집권화는 행정기구에 질서를 부여하고 부패를 제거하며 지방 엘리트를 중앙정부에

복속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다.

그것이 오히려 관료체제를 와해시키고 관료가 사익(私益)을 추구하게 만들었으며 지방 엘리트가 갈수록

중앙의 지시를 따르지 않도록 허용했다.

세 번째 위기는 러시아 체제의 중심축으로 기능해 온 푸틴 자신의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다는 사실이다.

2013년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제휴협약을 맺으려던 것을 차단한 파국적인 결정 이래 푸틴은 잇따라

전략적 대실수를 범해 왔다. 그리고 과거 매력적으로 보였던 그의 남자다운 이미지는 퇴색되었다.

그가 최근 대중적 인기를 되살리려고 푸틴 어록과 푸틴 달력을 출간한 것은 그의 안간힘을 잘 보여준다.

 

(Photo by Host photo agency / RIA Novosti via Getty Images) 2016.02.01 포커스뉴스 focusnews@focus.kr

 


러시아의 문제는 정치·경제 시스템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장 난 경제는 선공후사(先公後私)가 아니라 선사후공(先私後公)하는 관료에 의해 통제될 때에만

지속 가능하다.

 

철저히 부패한 권위주의 시스템은 그 핵심에 독재자가 필요하다.

이 독재자가 엘리트의 이익과 선호(選好)를 조정하고 균형을 잡는다.

푸틴은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숭배자 집단을 거느려 왔다.

스탈린, 히틀러, 마오쩌둥, 무솔리니 같은 이런 종류의 지도자는 자발적으로 물러나지 않는다.

전면적인 부패와 전면적인 울혈(鬱血) 사이에 러시아가 갇힌 상태에서 푸틴은 그의 정통성을 위해

러시아 국수주의, 제국주의, 러시아민족 중심주의에 갈수록 더 많이 의존할 것이다.

이런 혼란이 조만간 해소될 기미가 없기 때문에 러시아는 사회불안에서 체제변화와 국가붕괴에 이르는

연장된 ‘분쟁의 시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언제일지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푸틴이 권좌에

오래 있을수록 그만큼 러시아 상황이 더 악화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러시아를 구했다고 주장하는 푸틴이 러시아 최악의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미국, 유럽, 그리고 러시아 이웃나라는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고 모틸 교수는 경고한다.

모틸 교수는 반대세력이 지리멸렬하고 아직 푸틴의 인기가 높으니 러시아에 대규모 불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는 분석가들이 있다면서, 그런 시각은 대부분의 혁명이, 자칭 혁명가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구조적 위기의 결과임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푸틴의 전국적인 인기라고 해봐야 수도 모스크바와 핵심 정치·경제 엘리트에게서 발휘될 수 있는 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3대 위기가 심화하면 러시아 사회 각 부문이 반란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인플레와 실업이 증대되고 생활수준이 하락하면서 노동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사회 불안이 커진다.

엘리트 역시 지위와 부(富)가 취약해지면서 푸틴의 대안(代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자라난다.

그리고 도시 지식인, 학생, 전문 직업인이 각성해 불안 세력에 지적지도(知的指導)를 제공한다.

전면적인 혼란과 엘리트의 불만이 높아가면서 애국심으로 무장했던 군, 민병대, 비밀경찰이

푸틴의 대안을 모색한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전투중인 군인과 용병이 귀국해 급진적인 생각을

나라 곳곳에 퍼뜨린다. 러시아 바깥에서는 러시아 연방의 비(非)러시아계 21개 공화국이 그들의

권위를 부르짖는다. 이것이 모딜 교수가 제시하는 러시아 혼란의 제1 시나리오다.

지난 18년간 푸틴은 △가격이 높은 에너지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대중의 지지를 사고

△압제를 강화하고 불만을 억압하며 △남자다움과 정력을 과시하며 러시아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이런 것의 약발이 다 떨어졌다.

이제 푸틴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적으로 강압에 의존한다.

 

도쿄 방문길에 유도 시범을 보이고 있는 유단자 푸틴(오른쪽).(Pool Photo/Liaison) 2016.02.01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그렇다고 체제 유지를 군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군은 대중을 함부로 다루지 못한다.

푸틴이 아직 인기가 높고 러시아가 워낙 광대해 지방 차원의 반대운동이 조직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모스크바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며, 타타르스탄·바쉬코르스탄·야쿠티아·다게스탄·잉구셰티야 같은

비(非)러시아계 지역에서 민족적 연대는 중앙정부의 진압 명령을 깔아뭉갤 수 있다.

소요사태에 여자와 노동자가 참여하면 진압군이 발포명령을 따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재 그런 혁명은 그럴싸해 보이지 않지만, 오렌지혁명(2004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때 야당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을 부각하며 여당의 부정 선거를 규탄하여 결국 재선거를 치르게 했던 시민 혁명)과

유로마이단혁명(2013년 11월 우크라이나에서 EU와의 통합을 지지하는 대중의 요구로 시작된 대규모

시민 소요사태)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 혁명은 불만, 불평, 분노, 급진주의, 희망의 산물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 시스템이 부패하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그런 사태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엘리트 반체제 세력이 친위 쿠데타를 조직하거나 비(非)러시아계 지역에서 독립을 부추기는 것을

군이 막지 못하는 경우가 제2 시나리오다. 푸틴이 구축해 놓은 권위주의 체제는 모든 엘리트의 행동을

감시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러시아 엘리트의 충성도나 중립성은 전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들 엘리트는 그들이 숙청될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혼란기에 그들이 크렘린을 필요로 하는 것만큼

크렘린 또한 그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친위 쿠데타나 지역적 분리주의는 얼마나 가능한가? 러시아 역사에 사례가 많다.

스탈린 사후 그 후계자들은 1953년 그의 비밀경찰 총수 바르렌티 베리야를 죽였다.

1964년 니키타 흐루쇼프가 쿠데타로 축출됐다.

1998~1999년 푸틴은 엘리트 그리고 당시 대통령 보리스 옐친을 상대로 쿠데타 같은 협상을 벌인 끝에 권력을 잡았다.

러시아가 풍족했던 1998~2013년 엘리트는 푸틴에게 충성을 바쳤다.

앞으로 전개될 결핍의 시기에 그들은 푸틴에게 등을 돌리고 싶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엘리트가 정권을 비난하면서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티핑포인트(폭발순간)에

도달할 것이며 반(反)푸틴 집단세력이 출현할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반(反)푸틴 음모를 벌일지 모르며 그를 물리력으로 제거하거나 죽이려 들 수도 있다.

 

 

(Photo by Mikhail Klimentiev/Pressphotos/Getty Images) 2016.02.01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제3 시나리오는 강압이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반대세력이 폭력에 의존하고 군이 너무 약해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이 경우다.

전쟁에 지거나 전장에서 모욕을 당한 군이 이런 허약함에 곧잘 빠지는데,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힘겹게 전투중이다. 지는 전쟁에 자신들을 파견했다며 불만을 터뜨릴 병사들이 조만간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귀국하면 이들이 불만을 주변으로 퍼드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다 러시아는 지금 시리아에서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싸우고 있다.

이에 IS가 러시아 내 수니파 무슬림을 충동할 수 있으며 러시아 영내에서 테러를 저지를 수도 있다.

러시아군이 불만세력을 적절히 진압 못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1994~1996년의 제1차 체첸전쟁은 러시아 군이 패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군과 용병이 훨씬 약한 상대에 의해서도 궁지에 몰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푸틴 통치 초기 러시아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는 러시아가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준다.

모틸 교수는 언제 반체제 폭력이 발발할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아가고 있다고 본다.

모틸 교수가 보기에 이처럼 불안한 상황의 귀결은 정권 붕괴나 국가 분할이다.

어느 쪽이든 푸틴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서방과 러시아 이웃나라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소련 해체를 막지 못했듯이 러시아 해체를 막을 수 없다.

다만 러시아의 대규모 혼란에서 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는 모두 비러시아계가 거주하는 러시아 주변국이다. 2016.02.01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scottnearing@focus.kr

 


러시아의 혼란과 관련한 외부의 대표적 걱정거리는 △대량 난민 △폭력사태의 확산 △핵무기 방치다.

앞의 두 가지 문제는 러시아 이웃나라들이 국경단속과 치안을 강화하면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서방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을 동맹국이나 보호국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들 나라의 안정과 안보가 서방의 안정과 안보에 긴요하기 때문이다.

서방은 무엇보다 이들 나라가 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런 다음 푸틴 이후 러시아에 새로이 형성될 안정적인 친(親)서방 민주 정치체제를 지원하는 것이

순서라고 모틸 교수는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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