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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사고 사망자 속출…화재 피해도 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영국, 미국, 일본 등 북반구 국가들이 곳곳에서 평년기온을 크게 웃도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중부 이남 대부분 지역에서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중부 웨스트미들랜즈 지역과 남서·남동부 지역에 최고단계 바로 아래인 3급 혹서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인적, 물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영국 건강 및 열대의학회(LSHTM)는 이번 더위로 잉글랜드에서만 최대 7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응급구조 요청도 폭주하고 있다.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려다 변을 당한 사람도 많았고, 잉글랜드 중부 링컨셔 링컨에서는 집배원이 우편배달 중 무더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지기도 했다.
잉글랜드 북동부 컨셋에서는 21세 남성이 지붕 위에서 일광욕을 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고온건조한 날씨로 화재도 잦았다. 런던 소방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중 하루평균 21건의 들불이 발생했는데 이는 평소의 네 배에 달하는 수치다.
런던 남부에서는 지난 17일 축구장 4개 면적의 건초지대가 소실됐다.
특히 수확철을 앞둔 밀과 가을보리 등의 작물이 화재에 취약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영국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경고했다.
닉 클레그 부총리는 사무실에서 더위를 식히려고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 라디오방송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무더위는 이대로 그치지 않을 기세다. 기상 당국은 다음 주 일부 지역에서 수은주가 지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초부터 32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대 도시 뉴욕에서는 17일 낮기온이 35도까지 올랐다.
100%에 근접한 높은 습도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욱 치솟아 약 38도에 달했다.
보건당국 추산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는 메릴랜드주에서 5명, 뉴욕주에서 1명 등 최소 6명이 사망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일부 학교가 주말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는 건조한 날씨에 고온이 겹친 탓에 산불로 큰 피해를 봤다.
로스앤젤레스에서 160㎞ 떨어진 휴양 도시 팜스프링스 인근에서 나흘째 산불이 계속돼 90㎢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 불이 탔다고 18일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일본도 짧은 장마 후에 불볕더위가 몰아닥쳐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최소 85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일본 언론은 올해 장마 기간이 예년보다 짧았던 탓에 갑자기 올라간 기온에 몸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열사병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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