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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전(安耕田) 증산도 종도사님(甑山道 宗道師) 2013(癸巳)년 신년사


계사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우리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저마다의 소망을 품어봅니다.

오늘의 인류는 점점 빈번해지고 강력해지는 천재지변과 환경재난, 세계를 덮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는 한국 중국 일본을 필두로 세계 영토전쟁이 민족과 국가 간에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북공정을 통해 만리장성의 길이를 아무 근거 없이 동쪽으로 연장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자국을 동북아의 시원국가이자 중심국으로 만들려는 야욕이 숨어 있습니다. 일본 또한 한국의 독도와 중국 근해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영토분쟁을 야기하였습니다. 이것은 동북아 지역에 대한 종주권을 내세워 다시 한번 세계 패권국가로 나서겠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서 강대국들의 힘겨루기는 오랜 세월 쌓여온 민족감정 등과 맞물리며 갈수록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 세기 전 제국주의 시대에 세계를 질곡에 빠뜨렸던 영토전쟁의 무기는 총과 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영토전쟁은 한마디로 불꽃 튀는 역사전쟁이요, 총성이 없는 뿌리전쟁입니다.

과학과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이 시점에 뿌리와 역사를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 거대한 우주질서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현상입니다. 우주와 인간은 결코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인생사에서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바르게 볼 수 있는 지름길은 우주 1년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것입니다. 우주 1년 중에서 여름에서 가을로 들어서는 이 시기는 만물이 열매를 맺고 그 뿌리로 돌아가는 때입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뿌리를 찾아 근본으로 돌아가는 우주 섭리를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생명은 뿌리에서 태어나고 한 순간도 그 기운을 벗어나 살 수 없습니다. 뿌리가 뿜어주는 힘은 건강한 오늘을 살아가는 생명력이요, 내일을 만들어가는 창조력입니다. 아무리 원대한 내일을 꿈꾼다 해도 뿌리로부터의 이탈은 곧 죽음이요 소멸입니다. 그것은 한 민족이나 한 나라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 뿌리를 망각한 민족, 자기 역사를 잃어버린 국가에 미래의 비젼은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떠합니까. 9,000년 전 인류의 첫 나라인 환국桓國을 열고, 6,000년 전에는 배달을 세워 인류 문명을 개척한 한민족의 역사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중국과 일본의 집요하고 탐욕스러운 역사 왜곡, 그리고 이 땅의 강단 사학자들의 사대주의 유교사관과 식민사관으로 인해 한민족은 위대한 뿌리역사와 시원문화를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한민족의 역사는 고작해야 2,100년 전 위만조선이니 한사군 따위에서 시작됐다’는, 날조된 역사만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한국사는 중국의 패권주의 사학과 일본의 식민사학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 조작, 말살됐습니다. 특히 일본 제국주의는 근세조선을 35년간 지배하면서 800여만 명에 달하는 한민족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우리의 땅과 유구한 역사와 정신문화에 엄청난 패악을 저질렀습니다.

여기다 유교 불교 기독교 등 이 땅을 치고 들어온 외래문화에 젖어 우리는 스스로 국조(國祖)인 환국의 환인, 배달의 환웅, 고조선의 단군의 존재를 부정하고 그 역사를 신화와 미신으로 배척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내 집안 조상과 부모를 받들어 올리는 제사마저 거부하는 일조차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역사 전쟁! 중국과 일본이 자행한 한민족의 시원 역사 말살 프로잭트는 아직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나라가 광복한 지 70년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는 뿌리가 뽑히고 밑둥이 잘린 채 부끄럽고 처량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강단 사학자들은 중국과 일본이 조작한 역사를 버젓이 교과서에 실어 국민 모두가 그것이 진실인양 배우고 외워 참 역사를 상실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시원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잃어 얼이 다 빠져버린 민족은 갈수록 거세지는 역사전쟁의 파고를 결코 헤쳐 나갈 수 없습니다. 온통 뒤틀리고 훼손된 역사의식에 사로잡힌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없고, 상생의 통일 문화를 열 수 없습니다. 결국은 치열한 역사 전쟁의 격랑에 휩쓸려 민족과 국가를 잃어버릴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뿌리의 역사와 문화를 잃어버린 자 미래를 잃어버리리라! 우리가 희망찬 내일을 기대할수록, 천지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뿌리를 찾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계사년 새해, 모든 이가 원시반본의 마음으로 내 부모와 조상과 국조와 상제님을 받들고, 그 충만한 뿌리 기운을 받아 자신의 뜻을 이루고 세상을 복되게 하는 상생相生의 열매를 맺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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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등록일 :
2013.01.01
20: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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