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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 선(仙)문화

STB다시보기 | [인터뷰] 일본 속의 신라사 4회


4회 신라 문화의 발자취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처럼 일본은 우리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면서도 동시에 감정의 골이 깊은 나라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한일 고대사의 문제는 아직도 다 풀리지 않은 채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일본 속의 신라사〉를 통해 고대 한국과 일본의 올바른 역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일본 신도神道는 신라의 단군 신앙


Q.김철수 교수: 일본에 쌀농사법이 천일창 왕자로부터 전해졌다고 볼 때 ‘사루다히코

*

’라는 일본의 신과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루타히코 오카미猿田彦大神, 일본 토지신의 우두머리



A.홍윤기 교수: 일본 효교 교육대학의 나카가와 도모요시 교수는 “일본서기의 개국신화에서 천손족을 선도한 ‘사루다히코’는 본래 조선의 한신韓神이다. 조선 남부의 벼농사가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신라 신도神道도 함께 건너왔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서 신라 신도神道는 단군 신앙을 말합니다.

Q.김철수 교수: 일본에 쌀농사법이 전해지고 난 후 일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A.홍윤기 교수: 일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조몬 시대라 불리는 1,500~2,000년 전의 일본인의 평균 키는 148~157㎝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온 도래인의 평균키는 163㎝였습니다. 쌀농사법이 전해지고 나서 일본인들의 평균 키가 계속 커지는 걸 보면 쌀농사법이 일본의 식문화와 체형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912_151.jpg 

천일창과 삼족오


Q.김철수 교수: 천일창天日槍(아메노 히보코アメノヒボコ) 왕자와 연오랑이 일본에서 왕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우리 민족의 상징인 삼족오와 연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홍윤기 교수: 한민족은 예로부터 태양신의 새로 알려진 삼족오三足烏와 달의 신을 상징하는 두꺼비인 섬여蟾蜍를 신앙해왔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일본 일왕이 새로 즉위식을 할 때는 이세신궁에 가서 예복을 입는데요, 왼쪽 어깨에는 삼족오 그림이 수놓아져 있고 오른쪽에는 달의 신인 섬여의 그림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학자인 다니가와 겐니치는 『청동의 신의 발자취』란 저서에서 “일왕의 정복에 삼족오와 두꺼비가 새겨진 이유는 천일창 왕자가 선진 한반도의 벼농사와 대장간 등 철기 문화를 가지고 일본에 건너왔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볼 때 천일창 왕자로 인해 일본에 삼족오 문화가 전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천일창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비추는 창’이란 의미로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삼족오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Q.김철수 교수: 일본 문화를 공부하면서 제일 놀랐던 부분 중에 하나가 일본에 가니까 삼족오 문양이 정말 많았습니다. 일본의 쿠마노 지역에 가보니 지역 전체가 삼족오 문양으로 가득했습니다.

일본 고대사는 한민족사를 모방


A.홍윤기 교수: 일본의 고대사는 한민족사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40년대에 일본 최초의 역사책인 일본서기가 나왔는데요. 이 일본서기의 역사 자료들은 모두 한민족사였다고 봅니다. 우리의 고대사 내용을 일본의 고대사로 모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김철수 교수: 천일창 왕자가 사실 일본에 갈 때 웅신단, 옥, 양날창, 청동거울 등 일곱 가지

(*)

의 신성한 물건들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7종의 신보인 하후토의 구슬・아시타카의 구슬・붉은 돌・칼・모・거울・곰의 히모로기



A.홍윤기 교수: 천일창 왕자가 단군 신앙을 가지고 간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웅신단에 모신 신주는 단군왕검 또는 웅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일본의 조상신으로 불리는 여성 신, 천조대신(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이 있지 않습니까. 이 천조대신은 웅녀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고대 사회는 모계 중심 사회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Q.김철수 교수: 신단을 ‘히모로기

*

’로 봤을 때 일본의 신사는 반드시 이 ‘히모로기’가 있는데요. 이 ‘히모로기’는 큰 나무와 같은 형상을 갖고 있는데 소도에서의 신단수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볼 때 일본의 신사 문화는 한민족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ひもろぎ, 神籬: 신이 강림한다고 생각하여 특별히 만든 장소



솟대와 도리이とりい


A.홍윤기 교수: 우리 솟대 문화는 단군을 숭앙하는 민족 신앙의 상징입니다. 또 일본에서도 신사에 들어갈 때 도리이鳥居라는 일본 전통의 문을 지나가게 되는데 이 의미는 여기에 ‘삼족오가 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솟대와 연관해서 삼족오도 함께 계속 연구해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Q.김철수 교수: 일본의 신사 문화를 이해하고자 할 때 신사를 단순히 건물로 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사는 우리 신교문화의 소도와 함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신사神社는 본래 어디선가 신을 맞아들여 제를 지내고 보내는 장소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이 지어지고 신사의 본래 의미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A.홍윤기 교수: 지금 말씀하신 대로 교토의 ‘기온 마츠리’라는 행사를 보면 가마꾼들이 ‘왓쇼이’ ‘왓쇼이’하고 외치는데 이 말은 신이 오셨다는 경상도 사투리 ‘왔어예’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소도제천 문화가 일본 신도 문화의 뿌리이며, 일본 신도 문화는 우리 고대사 모습의 근거라 생각합니다.

Q.김철수 교수: 일본 신사 문화의 뿌리가 단군조선의 삼신상제님 신앙하는 문화와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홍윤기 교수: 네 그렇습니다. 삼신상제님을 모시는 것이 우리 본래 문화이고 이 문화가 일본의 신사 문화로 옮겨갔다고 봅니다. 삼족오와 삼신 사상은 일맥상통하는 역사의 발자취라 생각합니다.

일본 왕실과 신라 문화


Q.김철수 교수: 단군조선의 문화가 신라를 통해 일본의 신사 문화로 전수되는 과정에서 일본 11대 왕인 수인왕을 비롯해서 역대 일본 왕실들의 역할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왕실도 신라와 깊은 연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홍윤기 교수: 일부 학자들은 수인왕垂仁王이 가야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본 고대사가 모두 한반도에서 전해진 문화이기 때문에 일본 왕실과 신라는 분명 깊은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향후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Q.김철수 교수: 천일창 왕자가 일본으로 갈 때 웅신단 외에도 양날창과 작은 칼도 전해졌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때 철제 기술도 전해졌다고 봐야하는 것인지요?

A.홍윤기 교수: 벼농사를 지을 때 곡괭이와 삽이 필요하기에 대장간 기술은 매우 중요합니다. 벼농사 문화가 전해지면서 함께 신라의 철기문화가 전해졌다고 봅니다.

Q.김철수 교수: 일본에 농사법과 제철법을 전해준 천일창 왕자. 그런데 실제 우리는 천일창 왕자에 대해 너무 모르고 일본 쪽을 통해서만 전설로 알고 있었습니다. 천일창과 연오랑, 세오녀의 관계가 소상히 밝혀져서 고대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온전히 복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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