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계곡에서 제2의 은신처가 발견되었다
1881년 7월에 텔엘바하리의 남쪽 낭떠러지에서 구멍 뚫린 샤프트 묘(320호 묘)에서 놀라운 대발견이 있었다. 텔엘바하리는 경사로로 연결되는 3단의 테라스로 구성된 특이한 양식의 하트셰프수트(Hatshepsut) 여왕의 장제전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장소 이다.
이집트 고고국의 장관이었던 마스페로의 명령을 받아 현지에 도착한 부르그슈는, 샤프트 묘에서 발견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금속기나 석제 그릇, 샤프트상(像) 등을 비롯하여 5900점의 부장품과 함께 50구가 넘는 미라를 발견된 것이다.
이집트 고고국에 의하여 텔엘바하리의 미라 은신처가 판명되고 나서 17년 후인 1898년 에는 프랑스의 이집트 학자 로레에 의하여, 왕가의 계곡의 아멘호테프 2세 묘(KV35) 내부에서 제2의 미라 은신처가 발견되었다. 아멘호테프 2세의 묘는 입구가 대량의 모래자갈에 의하여 완전히 매몰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왕묘보다도 비교적 안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묘에 있는 왕의 석관 안에는 아멘호테프 2세의 미라가 누워 있었다. 자신의 관에 안장된 상태로 발견된 왕은 투탕카멘 왕 이외는 왕가의 계곡에서는 이 아멘호테프 2세가 유일한 것이었다. 단 묘의 내부는 도굴꾼에 의하여 엉망인 채였고, 많은 부장품이 흩어져 있었다.
석관이 놓인 매장실의 주위에는 네 개의 측실(側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Jb실과 Jc 실의 2군데에서 11구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특히 Jb실에는 제18왕조의 투트메스 4세, 아멘호테프 3세, 제20왕조의 람세스 4세, 람세스 5세, 람메스 6세 등 8구의 왕의 미라가 있었다.
Jc실의 미라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늙은 여인의 미라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미라에 관해서는 제18왕조의 아멘호테프 3세의 왕비 티이라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