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 |
일원적 다신관(一元的 多神觀)
*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道典 2:87:4)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神)이라 하면 서양의 유일신 사상의 영향을 받아서, 우주와 인간을 빚어낸 초월적인 창조신(God)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천지간에는 형형색색의 수많은 신들(spirits)로 가득 차 있다.
참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는 신을 있는 그대로 모두 인정해 주셨다. 천지만물에는 신이 깃들어 존재하며, 인간 만사는 신의 조화로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다. 상제님은 이 신들을 주재하여 다스리는 천지의 주재자이실 뿐이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서 가장 높은 통치자이신 상제님과 내 몸 속에 깃들어 있는 영혼은 어떻게 다른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 그 위(位)가 다르고 도격(道格)과 권능이 다를 뿐이다. 근본은 하나이지만 다신, 즉 여러 신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원적 다신관(一元的 多神觀)이라고 한다.
자연신과 인격신
*상제님께서 큰 소리로 무어라 외치시니 산신령이 대령하는지라. 산신에게 물으시기를 “여기는 무엇이 들고, 또 여기는 무엇이 들었느냐?” 하시니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럼 내가 한번 뒤집어 볼 테니 보아라.” 하시고 산을 뒤집어 엎으시니 그 속에서 동자가 나오더라. 말씀하시기를 “네가 알아보겠느냐?” 하시니 산신이 “모르겠습니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신명이니라.” 하시니라. (道典 5:114:11∼15)
천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신을 그 성격으로 보아 크게 나누면, 자연신과 인격신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 예로 산신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인간으로 살다가 죽어서 산을 다스리는 신도 있고, 산의 본성으로서 존재하는 자연신이 있다. 『도전』(道典)에 등장하는 ‘산을 뒤집어 엎으니 나온 동자신’은 자연신이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신명의 종류
서신(西神), 선영신(先靈神), 황천신(黃泉神), 중천신(中天神), 삼신(三神), 천자신(天子神), 황극신(皇極神), 문명신(文明神), 도통신(道通神), 지방신(地方神), 산신(山神), 목신(木神), 역신(逆神), 척신(隻神), 보호신(保護神), 조왕신(璪王神), 치도신장(治道神將), 괴질신장(怪疾神將), 시두손님 …
신도세계에 대한 우리말
● 돌아가시다: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돌아가고 넋은 땅으로 돌아간다.
● 혼(魂)나다: 혼이 나갈 정도로 꾸지람을 듣다.
● 혼비백산(魂飛魄散)할 뻔했다: 즉 혼이 날아가고 넋(백)이 흩어질 뻔했다.
● 신나다, 신명나다: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가 되다
● 귀신(鬼神): 귀(鬼) + 신(神). 증산 상제님께서는 신명(神明)이란 말을 즐겨 쓰셨다.
영화로 보는 신명神明의 세계 |
영혼을 다룬 대표작으로 이젠 고전이 되어버린 영화, 〈사랑과 영혼〉.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흥분시켰을까? 주인공이 멋져서? 스토리가 긴박감 있고 재미있어서? 특수촬영이 뛰어나서? 그런 영화라면 이 영화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것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는 사실 때문이다. 죽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영혼이 저토록 생생한 존재라는 것 때문이다. 당신이 이 영화를 보았다면 이제 유령, 다시 말해 귀신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과 삶과 죽음에 대해 조금은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끼리 손을 꼭 잡고 영화를 봤다면 ‘마음속의 사랑은 데려갈 수 있다’는 말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만일 막 재혼하려는 과부가 봤다면 혹 돌아간 남편이 날 저렇게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재혼을 포기해 버릴지도 모른다.
적어도 〈사랑과 영혼〉은 사후세계에 대해 거의 사실에 가깝게 그려놓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영혼이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 살아있는 사람들은 영혼을 쉽게 볼 수 없지만 영혼은 살아있는 사람을 본다는 것, 죽으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 정도는 가지고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죽은 후에도 원한을 풀지 못하면 곧장 천상영계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과 그 한을 반드시 풀어야 자신이 갈 곳으로 간다는 것, 죽고 나면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 행한 바에 따라 대가를 받는다는 것, 그리고 삶과 죽음은 하나이며 이승과 저승 또한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에게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
다만 영혼의 세계에 대한 서구인들의 철학적 기반이 부족해 영화가 단순히 권선징악과 천국과 지옥, 악령과 선한 영(靈)정도 밖에는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