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임사 체험담을 종합하여 표본적인 이야기를 순서에 따라 구성해 본다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현상들을 나열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이 절정에 달하면서 그는 의사가 운명했음을 알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자 그는 귀청을 째는 듯 높게 울리는 소음을 듣는다. 종소리 같기도 하고 사이렌소리 같기도 하다.
그와 동시에 그는 깜깜한 터널 속을 거쳐가기 시작한다.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자기 자신의 육체 밖으로 빠져 나와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아직은 그는 현세적인 환경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좀 떨어진 위치에서 자신의 육체를 바라볼 뿐이다.
그는 방 안에서 사람들이 자기를 회복시키려고 애쓰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일종의 정서적인 불안 속에 빠져든다.
잠시 후 그는 흐트러진 마음을 수습해 변화된 상황에 다소나마 적응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자신이 아직도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으나 그것은 그가 버리고 온 과거의 신체하고는 현저히 다른 성격과 능력을 가진 것임을 발견한다.
이윽고 새롭고도 이상스러운 현상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다. 낯익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다가와 도움을 주려고 한다.
옛날에 죽은 친척들과 친구들의 영혼들이 눈에 보이고,
일찌기 겪어보지 못한 사랑의 투명한 빛이 그 앞에 나타난다.
이 '빛의 존재'는 그에게 언어를 통하지 않은 교감을 구사해 무엇인가를 질문하고서, 그의 이승에서의 삶을 평가하도록 하고, 생애의 중요한 사건들을 파노라마처럼 되돌아보게 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아직도 한시바삐 이 세상으로 되돌아와야 하겠다고 우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저승길에 올라 있기 때문에 되돌아 가고픈 욕망에 저항을 느낀다.
그 어떤 알지 못할 환희와 사랑과 평화의 감정이 강렬하게 엄습해온다.
곧 그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게 되고, 그러다 이윽고 그는 정신을 차린다. 자신의 육신과 현세의 삶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죽음의 체험에서 깨어난 후 그는 이 이야기를 남에게 털어놓으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저 세상에서의 일화를 제대로 옮길 만한 적당한 말이 없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으레껏 비웃으려고만 하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만다.
그러나 그 체험은 그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그의 사생관(死生觀)은 현저한 변화를 겪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