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에서 행성으로 윤회 또는 전이
"윤회”는 케이시가 일생토록 해냈던 "리딩”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요소일 것이다. 그의 "리딩” 어록을 보면 고대 아틀란티스 문명으로부터 19세기 미국에 걸치는 과거생(過去生)이야기 수천 가지가 기록되어 있다. 그의 어록을 그대로 옮겨 말해보면, 윤회전생 이야기는 "다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의 방증(傍證)으로 강조해 말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회 이야기는 사후에 관한 케이시의 설명에서 전반부에 지나지 않는다. 케이시는 윤회전생(傳生)하는 사이에 일어ご?일에 관해서도 상당히 상세히 설명했으며, 그 사이사이에 점성술에 관해 새롭게 해석하기도 했다. 그의 "리딩” 어록에는 우리가 완전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번 윤회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해서 완전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에만 영혼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시는 상대성 원리에 관한 질문을 받고 肩린?대답했다: 영혼은 신과 하나로 합일되기 위하여 발전해 나아가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주 힘의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단계를 통과해 나아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의 어록에서 "행성에서 행성으로의 윤회전생”이라고 불리는 사상과 관련이 있다. 그의 어록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행업(行業)으로 창조해낸 것은 지구상에서 과보로 받는다. 그러나 영역(realm=태양계)에서 정신력으로 만들어낸 의업(意業)의 과보는 영역(=태양계)에서 받게 된다.”
여기에서 "영역(realm)”이라는 생소한 낱말은 태양계를 뜻한다. 케이시 어록은 육체를 껍질처럼 벗어버린 영혼이 태양계 행성들로 옮겨가는 과정과 단계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계의 행성들이 인간의 정신적 체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명명백백하게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각각의 행성은,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태양계내 행성들은 인간 양심의 맑음, 지적 이해력, 또는 감각적 지각 능력의 정도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록의 다른 곳을 보면 또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윤회전생(interlife sojourns)은 "의식의 단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 단계들에는 각각 행성을 뜻하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바꿔 말하면 각각의 행성 이름은 각각 특정하게 결정화된 행동의 중심임을 뜻하는 것이다.” 케이시는 “영혼의 윤회전생”에 관해 또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수성은 마음에 속하고, 화성은 광기에 속한다.
지구는 육신을 뜻하고 금성은 사랑을 의미한다.
목성은 힘이며, 토성은 지구상의 모든 재난이 처음 시작되는 곳이다.
말하자면, 모든 불완전한 물질이 토성으로 내팽개쳐지고 새로이 시작되는 것이다.
천왕성은 심령에 속하며, 해왕성은 신비에 속한다.
셉띠무스(Septimus)는 의식에 속하며, 대각성(大角星:목동자리의 가장 큰 별)은 발전에 속한다
이런 설명은 서양 점성술 전승에서 행성들에 붙여 말하는 설명과 대체로 비슷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대각성이 행성(planet)이 아니라 항성(star)이며, 영혼들이 태양계로 들어가고 나갈 때에 통과하는 중간 역(驛)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케이시의 어록에 보면 우주에는 생명체들이 사는 태양계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1923년부터 시작된 케이시 어록은 “셉띠무스”라 불리는 행성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 행성은 1930년에 명왕성이 발견된 이후에 케이시 어록 연구자들에게 '명왕성(Pluto)’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윤회전생의 각 단계는 의식의 상태를 말하는데, 태양계 내 행성들 중의 하나와 각각 연관지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그 세계에 가서 육신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수성, 금성, 목성, 토성, 천왕성에서는 육체를 가지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자각하는 의식(意識)으로 존재한다. 육체는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태양계에서 각 행성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대한 육체의 감각적 느낌이나 반응은 없다.”
이 윤회전생은 우주 자연적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영혼은 그 구성 요소들로 분해된다. 이 구성 요소들이 태양계의 행성들과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각각의 수학적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차원은 지구에서처럼 3차원까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성에는 7차원까지 있고, 금성에는 4차원이 있으며, 목성에는 5차원까지 있다. 화성처럼 1차원만 있을 수도 있다. 또 해왕성처럼 수많은 차원이 있을 수도 있고, 토성처럼 0차원일 수도 있다. 토성은 윤회 전생하는 의식이 정화(淨化)되는 곳이다.”
또 다른 케이시 어록을 보면, 이러한 차원들은 "밑면, 옆면, 윗면 같이 평면적인 차원이 아니라 의식의 차원들이다.” 우리는 이 각 차원의 의식을 각각 신화의 신들과 동일시할 수 있는데, 행성의 이름으로 붙여진 바로 그 신들이다. 이 신화의 신들은 유일신 "하나님”의 도구들에 불과하다: "우주에는 수다한 천체가 있다. 그리고 수다한 신들이 각각 할당된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주에 이런 저런 신들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하늘나라들을 지배하고 있으며, 모든 것의 창조주로서 유일신이며, 단 하나의 근원이다!”
케이시 어록에 따르면, 각 개인의 출생시 점성 호로스코프(12궁 점성도)는 행성에서 행성으로 윤회전생 해온 궤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생 당시 행성들의 위치는 흔히 점성가들이 말하듯 인격 형성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결과다. 바꿔 말하면 일종의 지표(指標)들인 것이다. 이와 같이 영혼이 행성에서 행성으로 전이하는 과정 중에 받은 여러 가지 영향들은 어떤 행성에서 과거생의 영향과 확연히 다른 작용을 미친다. 전이 과정 중에 받은 영향은 "선천적인, 바꿔 말하면 정신체로서의 자아 깊은 곳에 영향?미침으로써 자아의 체험으로 남아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자아가 외부의 영향이나 간섭에 대해 직관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지구상에서의 물질적 윤회전생은 자아의 감성을 만드는 것이다. 몸이 과거생에서 체험했던 기억과 똑같은 감각적 느낌을 받을 때에 그 몸의 감각에 따라 자아가 반응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과거생에 지구상에서 지은 모든 행동으로 인한 업(業)은 육체와 불가분리의 관계로 묶이며, 여기에 감정도 포함된다. 그러나 지적인 천성과 영적인 천성은 행성에서 행성으로 윤회 전생하는 과정 중에 받은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다.(케이시의 "리딩” 어록에서 문맥으로 추정해 보건대, 케이시는 우리가 받는 이 두 가지 영향이 거의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암시하고 있다.) 뚜렷한 설명은 없지만, 행성계 전이과정 중에 받은 영향과 지구상에서 전생의 행업(行業), 이 두 가지가 영혼의 일곱 개 에너지 핵(核, chakra)에 기록된다는 것이다.
윤회를 예언한 고대 사상들
우리가 죽은 뒤에 영혼이 행성계를 "여행”한다는 사상은 이미 고대부터 있었다. 그리스와 이란의 전승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문헌은 지금껏 발견된 적이 없었다. 아마 비밀 전승 되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현대에 와서 이런 사상을 드러내놓고 말한 신비주의 사상가가 한 사람 있었다. 신지학회의 고트프리드 드 푸루커였다. 푸루커는 행성계 윤회전생을 "바깥 돌기(외부 순환, outer rounds)”라고 불렀다: "자아(Ego)는 영적 단자(單子, Spiritual Monad)다. 자아는 외부 순환 궤도를 따라 윤회한다. 말하자면, 행성에서 행성으로 윤회전생한다는 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행성계(planetary chain)에서 행성계로 윤회전생 하는 것이다.”
프루커의 사상 체계에서는 영혼이 "지구계(earth chain)”를 통해 윤회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구계란 (역주:마치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 개념처럼) 지구와 같은 행성들만을 묶어 말하는 것인데, 각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푸루커는 천체들에 관해 말할 때 썼던 이 "계(chain)”라는 낱말의 개념을 블라바츠키의 저술 『위대한 영혼의 편지(The Mahatma Letters)』에서 도출해냈다. 그러나 블라바츠키의 저술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이 "계”들을 따라 "윤회”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프루커는 다음과 같은 사상을 도입했다:
"우리가 각자 죽은 뒤의 상태는 우주 진화 과정(the macrocosmic evolutionary "rounds”)을 그대로 비춰 보여주는 것이다.”
비슷한 사상을 또 찾아볼 수 있다. 인지학(人知學, Anthroposophy)을 주창했던 루돌프 슈타이너(R. Steiner, 1861-1925)의 사상이 바로 그것이다. 인지학이란 데카르트처럼 인간의 인식 중심 즉 영혼 속에 신이 있으므로 우리 인간이 대상을 올바르게 지각한다는 사상이 아니라, 인간이 인식의 중심이라고 보는 학문이다. 슈타이너는 이미 일찍이 1913년부터 "행성계 사이의 윤회전생(Man’s Journey through the Planetary Spheres)”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었다. 그는 "죽음 이후 재생에 이르는 과정을 관찰해보면 우리가 손상받은 영체(靈體, astral body)를 고치기 위해 필요한 힘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에 있음을 진정코 알 수 있다. 바로 행성계에 그 힘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정보가 어떻게 케이시의 "리딩” 어록에 들어있는지 생각해보면 놀라울 뿐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대답밖에 할 수 없다. 케이시 어록의 내용을 보면 행성간 윤회전생 이야기는 케이시가 분명 남의 사상을 빌어다 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케이시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일상적으로 케이시가 이런 정보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만장일치로 증언하고 있다.
행성간 윤회전생이라는 테마는 역사 문헌에서도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비록 영혼이 태양계 행성들을 여행한다는 이야기는 초기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 같은 고대 신비주의 사상에 나타났던 것이기는 하지만, 여행이 아니라 "윤회전생”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또 반대로, 윤회사상을 말하는 문헌들을 보더라도 행성간 윤회전생 사상은 20세기가 되기 전까지는 없었다. 그리고 20세기가 돼서야 나온 그 문헌들을 케이시가 보았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다. 푸루커의 강연 내용은 1940년대까지는 출판된 적이 없었다. 행성간 윤회전생에 관한 슈타이너의 강연집들도 역시 케이시가 죽은 1945년 이전에 영어로 번역 출간된 적은 없었다.
룩소르의 비밀결사(the Hermetic Brotherhood of Luxor)와 막스 하인델(Max Heindel)의 장미 십자회(Rosicrucian Fellowship, 1484년 크리스티앙 로젠크로이쯔 Christian Rosenkreuz가 독일에서 창설했다는 연금술 비밀결사)에서 사용하던 비밀 점성술이 케이시가 행성간 윤회전생에 관해 말하기 전에 이미 출판되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케이시가 이런 비밀결사들의 사상을 접했을 가능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비밀결사 중에 그 어디에서도 케이시의 어록처럼 행성간 윤회전생을 확연하게 말한 적은 없었다. 물론, 블라바츠키의 저술과 함께 이 비밀결사들의 사상도 케이시의 행성간 윤회전생 사상과 상통하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케이시 어록을 보면 케이시의 사상은 출판된 기존 도서 자료들의 한계에 머무는 것이 아님을 강조해 말하고 있다. "에드가 케이시는 심층 의식에 들어가서 심층의식 세계와 닿는 모든 사람들과 직접 통화(通話)하며, 그의 느낌을 객관적 마음으로 해석하고 그 느낌을 심층의식에 닿는 다른 존재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이미 심층 의식에 도달한 수백만의 존재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모든 지식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케이시의 '리딩” 어록은 현재 실행되고 있는 서양 점성술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주야평분시(춘분과 추분)의 세차(歲差) 때문에 황도 12궁이 실제 천체 현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대부분의 점성가들은 실제 천체 현상에서 30도가 벗어난 틀린 호로스코프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 점성술가들에게는 크나큰 착오를 일으키지만 케이시가 말하는 점성술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케이시 어록은 일반 점성술에서 말하는 "궁(宮)”이라든가 "별자리”가 아니라 태양계 내의 행성들만을 말하기 때문이다. 케이시 어록은 천체 운행을 해석하면서 행성 배열을 말할 때에 3분의 1 대좌(trine)는 길하고 사각형을 이루는 것은 흉하다고 하는 점에서 점성술 전승과 입장이 같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말하면 케이시는 점성술을 원리적으로는 인정하면서도 현대에 행해지는 점성술가들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러므로, 미셸과 프랑스와즈 고켈랭, 두 점성가가 케이시가 강조했던 그대로 탐구해서 각개인의 기질과 행성들 사이의 관계를 입증할만한 튼튼한 연구결과를 얻어냈다는 것은 관심을 가져 볼만한 일이다. 이들은 12궁이나 별자리들과 사람의 성격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보려고 했으나,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유명한 인물들의 점성 호로스코프에서 동녘 지평선, 서녘 지평선, 천정(天頂), 천저(天底) 이 네 귀퉁이에 인접한 행성들의 위치가 가진 의미를 연구해본 결과,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패턴을 알아낼 수 있었다. 네 귀퉁이에 인접해 놓인 화성은 군대와 관련이 있었고, 달은 작가, 토성은 정치인과 관계가 있었으며, 이와 같이 각 행성이 기질이나 직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미셸과 프랑스와즈가 밝혀낸 것에 대해서 믿을만한 반론은 아직 없었다. 최근까지 통틀어서 학문적으로 가장 철저하게 점성술을 탐구한 사람들은 아이젱크(Hans Eysenck)와 니아스(D.K.B.Nias)였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고켈랭 부부의 연구 업적은 정밀검사를 충분히 감당해낼 만큼 튼튼한 것이며, 심리학, 정신의학, 사회학 및 여타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룩된 최고의 업적에 필적하는 훌륭한 업적이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말한다: "우리는 고켈랭 부부가 내린 결론이나 방법론이나 통계 자료에 대해서 그 어떤 타당한 비판 근거도 찾아낼 수가 없다.”
아이젱크와 니아스의 견해에 따르면, 고캘랭 부부의 발견은 아직까지도 점성술에 대한 호의적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