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벤젠의 분자구조’를 본 화학자 케쿨레 오늘날의 찬란한 문명은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과 신명의 합작품이다. 역사적으로 전해지는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천지신명들이 인간의 꿈이나 사색의 영역으로 찾아와서 열어주는 알음귀 덕택에, 지난 수백 년 동안 인류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케쿨레는 1990년 독일 화학학회에서 강연의 요지를 제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꿈꾸는 법을 배운 다음에는 우리도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케쿨레는 그 강연에서 두 가지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두 가지 꿈 모두 두 가지 주요한 과학적 성과의 토대가 되었다. ●●● 첫 번째 꿈 이야기
런던에 있을 때, 나는 주로 클레팜가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런던 정반대 편에 살고 있는 친구 휴고뮬러와 저녁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화학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어느 여름날 저녁이었어요. 그날도 그 친구 집에 갔다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인적 없는 도시를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잠시 몽상에 빠진 듯했는데, 글쎄 내 눈앞으로 원자들이 튀어 오르는 게 아니겠어요.
나는 작은 두 원자가 어떻게 서로 한 쌍으로 결합되는지, 더 큰 원자가 작은 원자를 어떻게 둘러싸는지, 훨씬 큰 원자들이 작은 원자들을 어떻게 세 개, 혹은 네 개까지 둘러싸는지 지켜보았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나의 옛 스승 코프가 나타나 멋진 설명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차장이 “클레팜가”라고 외치는 소리에 그만 꿈을 깨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꿈에서 보았던 그 형태들을 밑그림으로라도 그려 놓으려고 밤잠을 설치며 매달렸습니다. 케쿨레는 “이것이 바로 ‘화학 구조 이론’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하면서, 탄소가 다른 원자들과 결합되는 방식을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는 현대 유기화학의 기초가 되었다. 어느 덧 7년이 흐른 후, 케쿨레는 벤젠의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다른 화학물들과 달리, 벤젠의 구조는 기존의 화학기호 체계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다. 독일 화학학회 강연에서, 케쿨레는 그 문제 해결과 관련된 두 번째 꿈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었다.
●●● 두 번째 꿈 이야기
벨기에의 헨트에 있을 때였지요. 내 방 창문은 좁은 골목으로 나 있어 낮에도 햇볕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교재를 써보겠다고 앉아 있었지만,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지요. 나는 난로 쪽으로 의자를 돌려놓고 잠깐 눈을 붙였어요. 그때 또 다시 내 눈앞에 원자들이 나타났어요. 이번에는 작은 원자 그룹들은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지요. 몇 겹으로 겹쳐진 배열 구조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원자들이 가까이 달라붙어 짝을 지어 꼬여 있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뱀 한 마리가 제 꼬리를 물고는 내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나는 번갯불이라도 지나간 듯 화들짝 놀라 깨어났지요. 이번에도 역시 그 가설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밤새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케쿨레는 벤젠의 분자는 직선으로 연결된 사슬 구조가 아니라 고리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그는 이밖에도 원자를 직접 눈으로 본 경험이 많았다고 했다. 눈을 감고 있거나 아니면 졸고 있는 상태에서 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에두아르드 파베르는 1996년 케쿨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꿈이나 환영을 하찮은 것으로 비웃어 넘기지 말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이는 현대 화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후세계와 조상님, 조상님 체험하는 태을주 수행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은 소책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