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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의 만남(神)

영혼-인간과 영혼의 이유 있는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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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헬로우 고스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귀신이야기
〈헬로우 고스트〉의 주인공 상만(차태현 분)은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 상만은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뒤 귀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소원을 들어달라는 4명의 귀신들과 자신의 몸을 공유하게 된다.

술과 여자를 밝히는 ‘변태할배’부터 줄곧 담배를 피워대는 ‘꼴초귀신’, 맨날 울어대는 ‘폭풍눈물’, 버릇이 없고 단것을 좋아하는 ‘식신초딩’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의 몸에 들락날락하는 귀신들 때문에 상만은 조금도 편할 날이 없다(이 과정에서 차태현은 실제 본인의 캐릭터인‘상만’역 외에 각기다른 4명의 귀신이 빙의되는 설정에 따라 1인 5역의 명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묘미를 더해 준다).

소원을 들어달라는 귀신과 그들 때문에 죽지도 못하게 된 상만은 결국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동안, 예상치 못했던 생애 최고의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로봇 태권브이〉영화를 보는 게 소원이라던 ‘식신초딩’, 소중한 사람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게 소원이라는 ‘폭풍눈물’, 바다에 가서 수영을 가르쳐주는 게 소원인 ‘꼴초귀신’, 자신이 옛날에 쓰던 카메라를 찾아서 가족사진을 찍는 게 소원이라는 ‘변태할배’.

영화는 초반과 중반에 잔잔하고 다소 지루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코끝이 찡해져 오는 반전으로 감동을 안겨 준다. 상만은 영문 모를 소원들을 들어주다가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되찾게 되고, 마침내 이 귀신들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소원도 결국은 상만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기억을 되찾는 데 한 몫을 하는 간호사 정연수와의 로맨스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에서의 귀신 캐릭터들은 남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첫째 사람의 몸을 빌려서만 소원을 이룰 수 있고, 둘째 묻는 질문에만 대답할 수 있으며, 셋째 귀신임에도 다른 귀신을 무서워하고, 넷째 남의 집에 방문할 땐 신발을 벗는 게 예의며, 마지막으로 한번 달라붙으면 절대 떨어지는 법 없이 기필코 소원을 성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귀신 소재 영화와는 달리 귀신의 포스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고, 엉뚱한 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정을 느끼게 해준다.


264세인트 클라우드, 생사의 경계를 넘어선 형제애와 사랑이야기
촉망받는 요트선수로 명문대 진학을 앞에 둔 찰리 세인트 클라우드(잭 에프런 분). 어느 날 동생 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나고, 찰리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지만 샘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다.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던 찰리는 샘의 영혼을 보게 되며, 매일 해가 질 무렵 공터에서 야구를 하기로 약속한다.

찰리는 자신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모든 꿈을 포기하고 오전에는 묘지 관리자로, 오후에는 죽은 동생의 영혼과 야구를 하며 지낸다. 마을에는 동생의 죽음 때문에 찰리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찰리의 고교 동창이자 요트선수인 테스(아만다 크루 분)가 마을로 돌아온다. 찰리는 멋진 요트를 모는 테스를 보면서 옛 꿈을 되새기고, 테스는 고교 때 좋아하던 찰리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요트대회 연습으로 바다에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테스는 유체이탈 되어 영혼으로 찰리를 찾아오고, 찰리는 영혼인지 모른 채 그녀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둘의 사랑은 커져 간다. 영혼으로 찾아온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된 찰리는 동생과의 야구 약속을 저버리고 테스를 구조하러 나선다. 그리고 자신에게 삶의 기회를 한번 더 주신 신의 뜻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작가 벤 셔우드는 형제와 연인의 사랑, 기적에 대한 믿음,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 찰리의 동생 샘은 과거의 상처와 잃어버린 가족애에 대한 안타까움을 상징한다. 그리고 연인 테스는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아픈 기억들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그것은 미래의 사람에게도 과거의 사람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보이지 않는 영혼세계의 손길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보면, 영혼세계가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으면 끝이라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알게 모르게 영혼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태몽을 통해서 잉태의 여부, 태아의 성별, 장래의 운명 등 잉태에 관한 여러 조짐을 예측한다. 또 죽을 때가 되면 저승사자가 데리러 온다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필자의 할머니도 돌아가실때쯤, 방문 앞에 검은 옷 입은 사람들이 자꾸 기웃거린다며 난 안갈 테니 그냥 가버리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다.

이사를 하거나 새 차를 뽑았을 때, 또는 영화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고사(告祀)를 지내며 신명 대접을 하는 풍경도 적잖게 보았을 것이다. 얼마 전, 로또 1등 당첨자 가운데 조상님 꿈을 꾼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흥미로운 기사도 있었다.

예로부터‘삶은 죽음으로부터 비롯하고 죽음은 삶으로부터 비롯한다’는 말이 있다. 인간세계와 영혼세계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영혼의 이유 있는 동행
“왜 너지? 왜 기회를 다시 주신 걸까. 뭔가 이유가 있다고. 신은 네게 기회를 한번 더 주셨어.”기적적으로 살아난 찰리를 구조한 구조대원의 말, 그리고 귀신들에게 시달리던 중 술에 취한 상만이 귀신들에게 했던“왜 나야, 나!”라는 말. 결국 이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사람’과‘삶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 영화에서 모두 그려주고 있듯, 영혼들은 육체가 없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바를 사람을 통해서 이루려고 한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단순히 영혼들의 욕심이 아닌, 그들의 주인공을 향한 뜨거운 가족애와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삶의 의욕을 느끼지 못하던 주인공들이 그들로 인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한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천재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명언을 통해, 자신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그 1%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은 천상의 영혼들이 인간들에게 일러주는 지식과 깨달음이다. 인간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신(神)이 내려주는 영감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의 문명을 맞이하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은 인간과 신(神)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둥글어가고 있다. 인간사이면에는 신이 개입되어 함께 일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제 삶의 이면까지 볼 수 있는 넓은 안목으로 자신의 인생을 뜨겁게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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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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