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부 대성사의 개벽 선언
16세기는 미래 시간대의 사연을 볼 수 있었던 신지(神智)를 소유한 대예언가들이 출현한 시대이다. 또 그로부터 360년 후인 19세기는 우주 신비의 전 면모를 드러내 주고 인류의 운명을 예시하며, 대개벽으로 가는 구원의 길을 제시해 준 성자들이 한반도에 대거 출현했던 의미 깊은 시대이다. 이 가운데 『정역』의 김일부 대성사와 앞에서 살펴본 최수운 대성사는, 선·후천 우주 신비의 암호해독과 종교적 구원에 도전하여 일단의 매듭을 지은 분들이다. 선천의 역철학과 종교는 이 두 분에 의해 새로운 차원의 방향이 제시되었다. 1884년에 선포된 『정역』은 이제까지의 모든 종교와 위대한 예언자들이 말한 대로 우주의 새 시대를 선언하는 가을개벽의 이치를 밝힌 천리의 해설서이다.
상제님께서 미륵부처님으로 강세하신다
오호라, 누가 용화낙원의 시대를 이제야 보냈는고!(誰遣龍華歲月今! 『正易』 「十一歸體詩」)
우주의 조화세계를 고요히 바라보니
천지의 공덕이 사람으로 오시는 상제님을 기다려 성사되는 줄을
그 누가 알았으리!(靜觀宇宙無中碧, 誰識天工待人成! 『正易』 「布圖詩」)
도솔천의 천주님(하느님)이신 미륵부처님이 상제님과 동일한 분이라는 천상 신도(神道)의 소식도 함께 전해 주고 있다.
천지의 맑고 밝음이여, 일월의 새 생명 빛나도다!
일월의 새 생명 빛남이여, 낙원세계 되는구나!
개벽의 세계여, 새 세계여,
상제님이 성령의 빛을 뿌리며 친히 강세하시도다!
(天地淸明兮! 日月光華! 日月光華兮! 琉璃世界! 世界世界兮! 上帝照臨! 『正易』 「十一吟」)
지구의 남방불이 북방불로 들어가 개벽을 일으킨다
남방불이 북방불에 들어가 지구를 성숙운동으로 전환시키는 근본 이유를 우리의 인체에서 찾아보면 이러하다. 본래 소우주인 우리 인체에서 우주의 생명 작용이 그대로 투시되어 있는 구멍은 열한 개이다. 이는 십무극과 일태극의 결합인 십일성도(十一成道)의 원리에 의한 것이다. 이 중 배꼽과 남창리궁[南昌離宮: 머리위 백회혈(百會穴)자리] 두 구멍은 안 쓰고 우주의 9수 작용원리에 의해서 아홉 구멍만 사용한다.
즉, 천지도 음양기운이 조화되는 계기인 선·후천의 대개벽기(성숙기)를 만나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지구 속의 불기운이 동하여 남방불이 북방으로 들어가 북빙하를 녹이고, 격렬한 천지기운의 변화운동이 시작되면서 지구 곳곳에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