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60년주기로 되풀이되는 역사… 위기를 기회로 삼기를
- 역술의 세계는 한 개인의 운명을 가늠해보는 명(命), 어떤 사안이나 사물의 추이와 길흉을 점치는 복(卜), 질병을 치료하고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의(醫), 인상이나 풍수지리 등이 인생사의 길흉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상(相), 육체와 정신의 고도 수련으로 일정 경지에 도달하는 산(山) 등 다섯 가지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것이 정설이다. 미래사의 예측과 관련된 직접적인 술법은 명과 복, 상을 들 수 있다. 그 중 가장 선명한 지식 체계를 갖춘 분야는 단연 명이다. 이것이 곧 명리학(命理學)이다.
대만의 명리학가인 진백유(陳柏諭)가 저술한 ‘전론기업가팔자학(專論企業家八字學)’이란 책이 있다. 현존하는 전 세계의 유력 기업인 350명의 사주 명식을 두고, 그것의 격(格:사주의 그릇)과 운(運)의 흐름을 서술하고 있다. CEO의 운이 곧 해당 기업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는 점을 밝히는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이것은 기업인들의 생년월일시(사주)가 경쟁사나 투자가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는 정보임을 시사한다.
‘기업가팔자학’이란 곧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 경영자의 운에 따라 기업 전체의 향방, 사세가 좌우된다는 일관된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사장의 운이 좋아야 회사가 잘 된다는 얘기다. 전문 경영인이나 중역급의 관리자를 영입하는 경우라면 생년월일시 정도는 한번 따져 볼 일이다.
팔자술의 지식 체계를 습득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팔자술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은 ‘반복의 법칙’에 의한 것인 만큼 한 개인의 과거사를 되짚어보면서 예측은 시작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먼저 1984년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돌이켜보자. 그리고 당시의 한 해 결과가 어떠했는지 성(成)과 패(敗)로 나누어 본다. 이렇게 나온 결과가 승진이나 꽤 재물을 모은 해의 상황으로 펼쳐졌다면 2004년은 일단 기대해 볼 만하다. 1984년은 육십갑자로 갑자(甲子)년이요, 2004년은 갑신(甲申)년이니 천간(天干)의 글자가 갑(甲)으로 일치한다. 물론 지지(地支)의 글자가 다르고, 10년 운을 주관하는 대운(大運)이 다르니 상황이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런 해에는 분명히 갑목(甲木)이라는 동방의 기운이 주관하므로 이롭거나 해로운 바가 비슷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2003년 계미(癸未)년은 지난 1983년과 유사한 상황이 펼쳐졌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서기 2009년 기축(己丑)년은 과거 1949년의 기축(己丑)년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방식은 뭇 역술인들의 복잡, 다양한 예측보다 훨씬 잘 맞아 떨어질 수도 있으니 잠깐이나마 시간을 내어 지난 세월을 잘 따져보고 마음을 다잡아 보기 바란다.
1950년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이때가 경인(庚寅)년이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다. 내년이 같은 경인년이다. 이래저래 앞으로 3년간은 국운의 향배가 달린 중대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현명한 독자들이 되길 기원한다. [세계일보]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