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350만~300만 년 전 중앙 아프리카 지역에 살았던 인류의 초기 조상들은 열대 풀과 외떡잎식물 들을 주식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과 차드, 프랑스, 미국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아프리카 차드의 고대 유적지 두 곳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바렐가잘리(Australopithecus bahrelghazali)' 3명의 치아 화석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학자들은 치아 속에 들어 있는 탄소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C4 식물에서 섭취한 성분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4 식물은 광합성 암(暗)반응의 초기 산물인 탄소 원자가 4개인 식물로 대부분의 열대 및 아열대 식물이 여기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는 최소한 중앙 아프리카에 살았던 초기 호미닌(현존ㆍ멸종 인류를 모두 포함한 초기 인류)이 열대 풀과 외떡잎식물을 주식으로 삼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들 식물은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풍부하게 자라고 있지만 침팬지를 비롯, 아프리카의 어떤 대영장류도 이런 종류의 식물을 먹지는 않는다. 단 하나의 예외는 서배나 비비인데 초기 호미닌은 비비보다도 이런 식물을 더 많이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최소한 중앙아시아에서 초기 호미닌의 식생활이 비교적 일찍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나무가 많은 곳을 떠나 나무가 거의 없는 사방이 트인 곳으로 나온 초기 인류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초기 인류는 주식을 이런 식물로 전환함으로써 숲에서 나와 새로운 환경을 점령하고 개척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화석이 발견된 곳은 차드호 분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바르 엘 가잘 수로 부근의 매우 건조한 주라브 사막 지역이다. 350만~300만 년 전에는 이 지역이 서로 연결되는 얕은 호수들과 범람원, 숲과 초지가 섞여 있던 곳으로 호수 주변에 갈대와 외떡잎식물들 자랐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과거 여러 연구들을 통해 학자들은 초기 인류 조상이 딱딱한 견과류와 씨앗을 먹을 수 있도록 단단한 치아 법랑질과 큰 어금니, 강력한 근육을 갖게 됐을 것으로 믿어 왔는데 이 연구는 초기 인류의 주식이 이보다 훨씬 전에 대영장류의 식단에서 갈라져 나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그러나 초기 인류가 씹거나 소화시키기엔 너무 거친 열대 풀의 잎은 먹지 않고 뿌리와 땅속줄기, 구근 등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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