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이이스라엘의 사해에서 진흙 목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EPA=연합뉴스,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전세계 육지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지점인 사해(死海)는 12만년 전 완전히 증발한 적이 있으며 이로 미뤄 앞으로 다시 말라 붙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6일 보도했다.
염도 33.7%의 소금호수인 사해가 과거 바닥을 드러낸 것은 순전히 기후 변화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이스라엘과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가 사해로 흘러드는 하천과 지하수를 놓고 치열한 취수 경쟁을 벌이고 있어 고갈 요인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실정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일본 등 국제 연구진은 사해 밑바닥에서 지난 20만년 동안의 지질학적 역사를 보여주는 퇴적층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마지막 간빙기인 약 12만년 전 호수가 완전히 말라붙었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미국 지구물리학연맹(AGU)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사해의 고도는 지난 2008년 현재 해수면 아래로 421m 이상 내려간 상태인데 이는 1997년에 비해 10m 이상 낮은 것이다. 1930년까지만 해도 사해의 고도는 해발 -390m였다.
학자들은 사해 주변 호안(湖岸)의 암석층을 통해 과거 여러 차례 수위의 변동이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온난기엔 호수가 줄기도 했고 마지막 빙하기에는 수면이 지금보다 260m나 높아 요르단강 계곡이 물로 가득 채워졌을 정도였다.
그러나 사해의 가장 낮은 지점에서 채취된 퇴적층에서는 약 12만년 전 사해의 물이 완전히 말라붙었음을 보여주는 45m 두께의 소금층과 그 위를 덮은 해변 자갈층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마지막 빙하기 이전 온난기에 사해가 완전히 고갈되면서 남긴 소금의 양은 지금의 사해를 완전히 증발시킨다고 가정할 때 생기는 소금의 총량과 맞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과거 사해가 완전히 말라붙는데 얼마나 걸렸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를 통해 사해의 역사를 새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기후 모델들은 사해의 수위가 지금보다 100~200m 낮은 수준에서 안정돼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이 연구로 완전 고갈한 역사가 밝혀짐에 따라 전망도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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