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발견된 2만5천년 전 동굴 벽화 속의 점박이 말은 상상화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과 BBC 뉴스가 7일 보도했다.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연구소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시베리아에서 유럽 서남단 이베리아 반도에 이르는 유럽 전역의 말 화석 DNA를 분석한 결과 동굴화 속에 나타난 것과 같은 점박이 말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프랑스 남서부의 라스코 동굴과 남동부의 쇼베 동굴 벽화에서는 검은 말과 갈색 말이 수없이 등장한 반면 페슈 메를 같은 남부 지방 동굴에서는 검은 점이 박힌 흰 말 그림들이 등장해 학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 왔다.
연구를 이끈 아르네 루드비히 박사는 과거에도 DNA 분석을 통해 당시 검은 말과 갈색 말이 살았음을 확인했지만 점박이 말의 존재는 밝혀내지 못했었다. 연구진은 그러나 점박이 말의 실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은 시베리아와 동유럽, 서유럽, 이베리아 반도에 이르는 십여 곳의 고고학 유적지에서 채취한 말 화석 31종의 DNA를 분석한 결과 6마리에서 털가죽에 점박이 무늬를 갖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반면 갈색 말은 18마리로 가장 흔했고 검정말도 6마리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세 가지 색깔의 말이 모두 당시에 실제로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인류는 이들 말로부터 오늘날 볼 수 있는 다양한 말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들은 구석기 시대 인류가 주변 환경을 자세하게 묘사한 동굴화를 그렸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사냥감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만5천년 전 유라시아 대륙에서 말은 가장 흔한 동물 중 하나였고 초기 유럽인들의 주식이었다. 당시 동굴화에 그려진 동물 가운데 말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말의 가축화는 약 4천600년 전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사이 초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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