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리비아 남서부 사하라 사막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고대 문명의 유적이 발견돼 이 나라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영국 고고학 연구진은 위성 사진과 공중 사진을 분석해 성곽 같은 구조물이 있는 100여 개의 요새화된 농경지와 부락들, 그리고 몇 개의 소도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유적은 대부분 AD 1~500년 사이의 것으로 밝혀졌다.
혹독한 환경의 사하라 사막에 남아있는 리비아의 이슬람 이전 유적들은 카다피 정권에서 오랫동안 무시되고 방치돼 왔으나 정권 붕괴로 고고학 탐사의 길이 열리게 됐다.
연구진은 이런 `사라진 도시'들이 `가라만테스'라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고대 문명인들이 세운 것이라고 밝히고 이들의 생활 양식과 문화는 기존 자료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발달했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곽 모양 주거 단지의 진흙 벽돌들을 사진에서 구별했으며 4m 높이의 장벽들과 거주지 흔적, 돌무덤들, 서로 연결된 농경지들, 우물을 비롯한 정교한 관개 시스템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후 현장 조사를 통해 이들 유적의 놀랄만큼 양호한 보존 실태와 연대를 확인했다.
학자들은 이 지역은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곳이지만 한때 건축물이 빽빽하게 세워지고 작물이 재배됐던 증거가 남아 있다면서 이는 유적의 특성이나 보존 상태면에서 매우 이례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 유적은 과거 로마인들이 가라만테스인들을 가리켜 `제국의 변방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야만적인 유목민'이라고 불렀던 것과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고도의 문명을 누리며 대규모의 요새화된 거주지에서 오아시스 농업을 중심으로 하고 살았던 조직적인 국가였으며 문자 언어와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구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라만테스인들이 오아시스 거주지를 정착시키고 사하라 교역로를 만든 개척자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된 유적들이 그리스나 로마의 식민통치 이전 리비아 역사를 보여주는 최초의 마을이라면서 앞으로 리비아의 어린이들은 가라만테스 문명을 역사 유산의 중심점으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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