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약 5천200만년 전 남극 대륙은 강력한 온난화 단계를 거쳤으며 이때 대륙 해안 지역에는 열대 식물인 야자수가 무성하게 자랐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일 보도했다.
독일을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남극대륙 부근 해상(海床)에서 채취한 퇴적물 코어를 분석한 결과 해안지대에서 야자수와 오늘날 바오밥 나무의 근연종 나무 등 열대성 식물이 번성했음을 밝혀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남극대륙의 현재와 과거 기후가 얼마나 다른지,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던 시기에 온난화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약 5천200만년 전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오늘날의 2배 수준이었다.
연구를 이끈 괴테 대학의 외르크 프로스 교수는 "만일 지금처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CO₂배출이 계속된다면 200~300년 안에 다시 이처럼 먼 과거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컴퓨터 기후 모델에 따르면 미래에 온난화가 특히 심하게 나타날 지역은 남·북극 등 고위도대이지만 아직 남극대륙의 생태계가 CO₂농도가 높았던 과거 온실 가스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인도양과 인접한 윌크스랜드 근해에서 채굴한 5천300만~4천600만년 전의 퇴적물 코어에 들어있는 꽃가루와 포자 화석을 분석해 당시 이 지역의 식생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5천200만년 전 이 해안 지대를 덮고 있던 열대 및 아열대 우림의 존재가 밝혀졌다. 오늘날 남극해와 인접한 남극대륙 빙상에는 5천200만년 전 야자수와 바오밥 근연종 나무 등 서리에 민감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식물이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남극대륙에서 밤이 석 달씩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윌크스랜드의 기온이 10℃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륙의 내륙 지대는 이보다 훨씬 온도가 낮아 너도밤나무와 오늘날 뉴질랜드에 흔한 남양삼나무 등 온대성 우림이 자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생의 존재는 이 지역의 흙 속에 살았던 토양 박테리아가 남긴 유기화합물 분석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로 밝혀진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은 5천200만년 전 `온실기'에 남반구 고위도대와 저위도대의 기온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남극 대륙의 열대에 가까운 기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기중 CO₂ 농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남극대륙까지 흘러간 따뜻한 해류에 의한 열 전달 현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다 따뜻한 해류가 멈추고 남극대륙 해안이 차가운 해류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야자수와 바오밥 친척 나무 등 열대 우림은 자취를 감췄을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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